플라스틱, 세계 환경 위기의 주범…국제 사회가 찾는 해법은?
부산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 개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규칙 마련
[객원 에디터 8기 / 김나현 기자] 플라스틱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주는 중요한 물품인 것은 분명하다. 플라스틱 물병, 플라스틱 통, 플라스틱 수저 등 우리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플라스틱 사용수가 급증하면서 우리의 미래와 환경을 해치는 주범이 되고 있다.
그린피스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년 전보다 두 배 늘어나 연간 4억 6천만 톤에 달한다.” 이 생산량은 우리의 플라스틱 의존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동시에 우리의 환경오염 문제가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시안의 보고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플라스틱 사용량은 미국이 221kg이고 한국과 일본이 각각 69kg 등의 순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인구수가 미국의 ⅙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정말 큰 편에 속한다.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문제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쓰고 나면 그저 바다에 둥둥 떠내려가기 일쑤이다. 발리 같은 휴양지만 들려도 많은 플라스틱 신발, 플라스틱 병들이 바다를 나뒹굴고 있으며 아무리 쓰레기를 주워도 썰물같이 몰려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쓰레기들이 줄어들기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린피스는 쓰레기를 태워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 지금으로서 가장 빠른 시간에 많은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 변환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같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쉽게 해결되지는 않지만 갈수록 문제만 더 커져가는 플라스틱 사용을 막기 위해 11월 25일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주최됐다. 그린피스는 한국이 과연 개최국으로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해결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환경 협약에는 유엔 170여 개 회원국 정부대표단과 환경단체를 비롯한 비정부기구 관계자, 석유화학기업 등 산업계 로비스트 등 약 4천 명이 참석하였고,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회의(INC-5)가 5일 차에 접어든 29일에는 협약을 위한 23쪽짜리 4차 초안이 공개됐다. 오는 12월 1일 회의가 끝날 예정이라, 주말 동안 막바지 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플라스틱은 원유로부터 1차 원료인 폴리머를 생산할 때부터 최종 제품이 만들어지고 쓰레기가 될 때까지 계속 오염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강력한 규제를 원하는 쪽은 ‘1차 폴리머 생산 감축’을 협약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산유국이나 플라스틱 생산국들은 이를 반대해 왔다. 이 부분이 이번 협약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이번 회의를 열 때 의장이 제시한 초안에는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 동안 지속가능한 수준의 플라스틱 생산 및 소비를 달성하기 위해 1차 폴리머의 공급을 관리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하지만 산유국 또는 플라스틱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중국 등이 이를 반대하면서 절충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의 마지막 초안은 가장 쟁점이 첨예한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과 관련해서는 “제외한다”는 내용과 “글로벌 감축 목표를 부속서로 채택한다”는 내용이 선택사항으로 제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는 29일 오후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정부 간협상위원회(INC) 의장이 비공식 문서로 각 분과회의별로 정리된 논의 결과를 취합받아 이를 종합한 뒤 공개했다고 환경부가 전했다. 이 문서를 토대로 각각 정부대표단은 최종 협상을 할 것이다.
이번 부산에서 개최되는 협약은 5차 협상으로, 앞서 1차, 2차, 4차 협상을 거쳐 마침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단계에 이르렀다. 그동안의 논의와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실질적인 플라스틱 해결 방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플라스틱 의존성을 줄이고, 환경 보호를 위한 글로벌 협력의 모범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