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녹색회복·탄소중립 비전 실현…‘P4G 서울정상회의’
한·미·일·중 38개 참가국, 9개 국제기구 등 서울선언문 지지
해양 오염 플라스틱 해결에 국제 연대 다짐
[위즈덤 아고라 / 손유진 객원기자] 우리나라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서울선언문’을 채택하며 31일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서울에서 열리는 첫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국 정상급 인사 및 국제기구 수장 60여 명이 참석했고,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P4G 서울 회의와 서울 선언문에서 참가국들은 지구 온도 상승 1.5℃ 이내 억제를 위해 포용적인 녹색회복·탄소중립·민관협력을 약속했다. ‘포용적’이란 말은 녹색 성장을 위해 선진국들이 앞장서고 이를 노력하는 개발도상국을 적극 돕자는 뜻이다. 국가들마다 처한 다른 상황과 사회적·환경적으로 취약한 집단을 고려해 녹색 성장이 공정한 전환 과정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의제 발언을 통해 “기후 문제에는 국경이 없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 다른 경제·사회적 여건을 이해하며 연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선진국들이 지원을 늘려 개발도상국의 부담을 함께 나눠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태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늘리고, 해양 오염을 줄이기 위해 특히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힘을 합치자고 다짐했다. 이를 위한 한 방안으로 해운의 탈 탄소화를 통해 해양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서울선언문에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녹색기술 투자·개발·확산에 협력 ▲지속 가능한 물 관리를 위한 투자 ▲사막화와 토양 황폐화 문제 인식 ▲탈석탄을 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제품의 재사용을 장려해 폐기물 배출을 막자는 의미) 사회로 전환 촉진 ▲기업의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강화 권장 등이 담겼다.
P4G의 글로벌 목표는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 중 기후변화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2번째(식량·농업), 6번째(물), 7번째(에너지), 11번째(도시), 12번째(순환경제) 등 5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1년 덴마크가 주도해 출범한 3GF(글로벌 녹색성장포럼, Global Green Growth Forum)에서 2017년 P4G로 확대되며 2018년 코펜하겐에서 1차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30~31일에 열린 정상회의에 앞서 24일부터 29일까지 ‘P4G 녹색미래주간’이 운영됐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 학계 등 기후환경에 관련된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해 ▲탄소중립 실천 ▲그린 뉴딜 ▲시민사회 ▲해양 ▲비즈니스 포럼 ▲생물다양성 ▲녹색기술 ▲산림 ▲녹색금융 ▲미래세대 등 총 10개의 특별세션이 진행됐다.
그중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멜커 얀 베리 볼보건설기계 대표이사 회장 등이 참여한 녹색기술 특별세션에는 행동, 도전과 기회, 연대로 그룹을 나눠 논의했다. 행동 그룹에서는 탄소중립에 대한 전략과 경험을 소개하며 기억들의 자발적인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녹색기술의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도전과 기회 그룹에서는 정책과 기술 측면에서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연대 그룹에서는 정부의 목표 설정, 민간의 기술적 전문성 강화, 다양한 기후재원 조달 등 전 세계적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연대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9일, 특별세션 중 미래세대 분야에서는 한국 덴마크, 콜롬비아 등 35여 개국에서 100여 명의 청년·청소년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2021 글로벌 청년 기후환경 챌린지(GYCC)’가 열렸다. 각 국가 및 지역의 기후환경 문제에 대해 토론하여 행동계획을 도출하고 기후변화 관련 83개 글로벌 청년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고 마무리되었다. 또한 ‘P4G 청소년 목소리 페스트’를 통해 2개월간 준비한 한국, 케냐, 베트남, 일본 청소년들의 기후행동 목소리를 전달하고, 6개 분야에서 올바른 쓰레기 재활용 방법,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부와 기업에 대한 요구사항 등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선언문이 마련되었다.
이어 ‘제2차 P4G 정상회의’의 두 번째 날에는 5개의 유엔 2030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에 대해 논의하는 기본 세션이 추진됐다. ▲물 ▲에너지 ▲식량·농업 ▲순환경제 ▲도시 등 5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에너지 세션 과정에서 탄소중립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바람에서 얻은 에너지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의 개발과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 수소에너지의 활용 등이 혁신 기술로 소개되었다. 순환경제 세션에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폐기물과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롤프 파옛 바젤·로테르담·스톡홀름협약 사무총장은 “순환 경제 달성을 위한 정책, 규제, 인센티브의 도입이 필요하고, 재이용에 관한 표준, 규정, 디자인, 안전규정도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