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케이블카 몇백 미터 상공 위 멈춰
강풍이 부는 날씨에 구조 난항
피해 승객들 12시간만에 구조
[ 객원 에디터 5기 / 하지후 기자 ] 파키스탄 북서부 쪽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바타그램시 산악마을에 설치된 한 케이블카를 지탱하고 있던 세 개의 케이블 중 두 개가 (현지시각) 8월 22일 오전 7시경 8명의 승객을 태우고 운행 도중 끊어졌다. 끊어졌을 때 케이블카는 이미 강풍이 부는 274미터의 어마어마한 높이에 대롱 위태롭게 매달려있었다.
공포에 질린 승객들은 8명 중 6명은 10세-15세 정도 되는 어린 소년들이었고 2명의 어른들이 타고 있었던 걸로 밝혀졌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한 소년은 40도의 폭염과 공포로 인해 기절도 했다. 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확인됐다. 고립된 승객은 12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산과 바위로 둘러싸인 넓은 협곡을 가로지르는 이 케이블카는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없고 도로 시설이 누추해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있는 유일한 운송수단이다. 150명 정도의 학생들은 매일 이 케이블카를 타고 등하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이 곧장 신고했고, 파키스탄의 국가재난관리청은 사고 현장에 4대의 헬기를 동원했지만 외딴 지역이라 구조 헬기가 도착할 때까지 4시간이나 걸렸다. 하지만 헬기 도착 후에 갑작스럽게 강풍이 불게 되면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게 되었다. 또한 강풍이 불고 있는 탓에 헬기 날개가 간신히 매달려 있는 케이블카의 케이블을 훼손할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구조가 더욱더 늦어졌다. 구조가 늦어지면서 당국은 군용 헬기를 통해서 승객들에게 식량과 물, 의약품 등을 전달했다.
강풍이 부는 날씨 탓에 계속 헬기를 못 띄우지 상황에 이르자 날이 어두워질 때쯤, 집라인 전문가들이 현장에 투입되었다. 전문가들은 끊어지지 않은 케이블에 임시 체어리프트를 연결하여 임시 집라인을 만들었다. 그 후에 천천히 케이블카에 접근하여 피해 승객들을 차례대로 구조하였다. 당시 찍힌 구조 영상에서는 피해 승객들이 체어리프트를 타고 무사히 내려오는 모습도 찍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5년간 전체 궤도 시설의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사고와 장애 건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궤도 시설은 모노레일, 자기 부상열차, 리프트, 케이블카, 곤돌라 등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장치를 말한다. 작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한국교통안전공단 국정감사에서 이런 시설의 84%가 10년 이상 된 노후 설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철저한 안전점검 및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총리는 “모든 아이가 성공적으로 안정하게 구조됐다는 소식에 안심이 된다”라고 밝혔으며 “군, 구조 당국, 지역 행정기관, 현지 주민이 훌륭한 팀워크를 이뤘다”라고도 말했다. 또한 그는 미래에 사고 방지를 위하여 파키스탄 전역의 케이블카와 체어리프트의 안전 점검도 지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