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업계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실리콘밸리에서 증가하는 트럼프 지지: 빅테크 기업인들의 정치적 전환
[객원 에디터 7기/ 우동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당시 많은 재계 인사들로부터 외면받았지만, 그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이 커지면서 테크 산업 리더들 사이에서 지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같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지역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그의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매달 4,50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는 개인의 자유와 능력 극대화를 중시하며, 과거에는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현재는 공화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 결정 이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자신의 지지 입장을 게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과거 민주당에 기부해 왔던 앨리슨 후인, 벤처 투자자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위츠, 암호화폐 업계의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 등도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재임 중 의사당 폭동 사건 이후 많은 기업과 거리를 두었던 분위기와는 상반된 변화이다.
테크 업계 리더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규제와 AI에 대한 신중한 접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안드레센과 호로위츠는 최근 기고문에서 “그릇된 정책이 기술 산업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이제 우리가 일어설 때가 왔다”라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주변에 큰 놀라움을 주었다. 그는 과거 오바마와의 만남을 기다리거나, 자신을 정치적 중도로 표현했던 적이 있다. 또한, 2017년 기후 변화 문제로 트럼프와 결별했던 경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금융 당국의 규제와 백악관 비즈니스 미팅에서의 불참 등에 불만을 표명하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강화해 왔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닐 말호트 교수는 “트위터에서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업계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에 대한 지지 확산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기존 기조를 밀어붙이면서도 틱톡 금지 및 암호화폐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보다 완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유주의 성향의 ‘카토 연구소’ 제니퍼 허들스턴은 트럼프가 현재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소유주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부 테크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정치학과 교수 데이비드 브록먼은 트럼프가 낙태와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해 당내 다른 인사들보다 온건한 모습을 보이며 산업계에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실제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 지역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성향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와 관련된 정책에 불만을 표하며, 정치적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J.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도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 지지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밴스는 실리콘밸리와 연결이 깊은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지명은 공화당 지지세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실리콘밸리 전체의 정치적 분위기를 단정 짓기는 어렵고, 최근 트럼프 지지를 드러낸 이들이 원래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들임을 감안할 때,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의 다수 인사들은 여전히 트럼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