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자 중 희귀 혈전증의 원인
아스트라제네카, ‘바이러스-백터 백신(Virus-Vector Vaccine)’ 방식
TTS, 10만 분의 1의 확률
5월부터 국내에서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검사 실시
[위즈덤 아고라 / 장석현 객원기자] 지난 1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30대 남성 A씨가 숨졌다. 사인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하 TTS)으로 인한 뇌출혈이었다. 그로 인해,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희귀 혈전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그동안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기피되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TTS를 일으킨다는 논란 때문이었다. 독일 괴테대 롤프 마샬렉 교수팀은 이 두 백신들이 ‘바이러스-백터 백신(Virus-Vector Vaccine)’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기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아데노바이러스의 독을 없애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변형한 다음,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항원)의 유전자를 넣어 몸속 세포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항원이 담긴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부분이 떨어져나와 세포막과 결합하지 못한 ‘유동 돌연변이 단백질’(floating mutant proteins)이 되고, 이 돌연변이가 신체로 다시 분비돼 혈전을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에, 혈전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화이자나 모더나는 ‘바이러스-백터’가 아닌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다. 여기서 RNA는 유전자 정보를 매개해 유전자 발현 조절 등의 역할을 하는 세포의 핵 속에 있는 핵산 중 하나이다. 이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 물질을 세포핵이 아닌 세포액에 전달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시노팜 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인체에 주입해 항체를 형성하는 불활성화 방식을 이용한 백신이다.
현재 TTS는 10만 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유전자 염기서열을 수정함으로써 해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혈전증이란, 혈관 내에 피가 굳으면서 덩어리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여 순환하지 못하도록 해 장기들과 조직들이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굉장히 심각한 합병증 등이 생길 수도 있다. 기존의 혈전증은 동맥 혈전증과 정맥 혈전증이 있으며, 뇌동맥 (마비), 관상동맥 (가슴 통증), 폐동맥 (호흡 곤란), 심부정맥 (다리 붓기 및 통증)로 세부적으로 나누어진다. 반면, 이번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TTS)는 특이 부위에서 발생한다는 점과 ‘혈소판의 감소’가 동반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크게 내장정맥혈전증 (복통)과 뇌정맥동혈혈전증 (심한 두통)으로 나누어진다.
TTS의 증상으로는 백신 접종 4~28일 내에 심한 두통, 시야 흐려짐, 가슴 통증, 복부 통증, 호흡곤란, 미접종 부위 출혈성 반점 / 멍, 다리 붓기 등이 있었다. A씨도 마찬가지로 구토를 동반한 심한 두통을 느꼈다.
하지만, 혈소판 감소증 혈전증이 발생했더라도, 병원에서 적절하고 빠른 조치와 치료가 이루어지면 대부분이 회복되거나 완치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TTS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위와 같은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의심사례를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기 위해 백신 접종자들에게 주의사항 안내 문자를 보냈다.
더불어서, 질병관리청은 5월 21일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자체적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검사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으며 서울아산병원에 위치한 혈전지혈학회에 위탁하여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항체 검사(PF4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국내에서도 TTS로 인한 첫 번째 숨진 사례가 나타나자,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들의 접종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30세에서 50세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TTS의 발생률과 접종 대상자들의 전반적인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을 조종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60세 이상에게만 권고하고 있지만, 독일은 60세 미만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로 접종받은 사람들에게는 2차로 다른 백신을 받도록 한 반면, 이탈리아는 2차 접종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전면 보류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