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의료 장갑 수요에 따라 불법 수 늘어..
세계 2위의 의료 장갑 수출국 태국
태국의 한 업체, 재사용된 의료 장갑 수출해 적발
[객원에디터 2기 / 정수연 기자] 지난 25일 CNN의 보도에 따르면, 판데믹으로 의료용·개인위생용으로 니트릴 장갑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비위생적인 재사용 장갑이 새것으로 둔갑해 미국 등 전 세계에 팔린 사실이 밝혀졌다. 태국 방콕 변두리의 한 창고에서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용 장갑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었고, 이 창고는 의료 장갑 제조 업체 패디 더 룸 (Paddy the Room)으로 알려졌다. 이 창고에는 의료용 장갑들이 쓰레기봉투에 담겨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었고, 창고 한쪽에는 파란색 염색약과 장갑들이 담긴 큰 통이 있었다. 태국 보건 당국의 담당자는 이주 노동자들이 이미 사용된 장갑을 새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파란색으로 염색한 후 되팔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작년 9월 태국에서는 182만 달러 상당의 니트릴 장갑 사기건으로 3명이 체포된 사실이 있다. 이러한 불법 업체들은 재사용한 장갑 외에도 실존하는 회사명이나 브랜드를 도용하거나 발주 물량 중 일부만 보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개인보호장구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의료용 장갑을 포함한 관련 제품들의 가격 또한 치솟았다. 현재는 이를 노려 재사용된 의료 용품을 불법으로 판매하며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업체들이 자주 적발되고 있다. 이들은 수출 규제가 풀린 미국을 주 대상으로 의료용 장갑을 불법 수출하였다.
태국은 전 세계 의료용 장갑 수출 2위로 연간 약 460억 장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태국에서 생산되는 장갑의 약 90%는 수출되고 있으며, 이 중 60%는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늘어난 수요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의료용 장갑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천연고무, 전문화된 공장과 제조 지식 등, 당장 공급을 늘릴 수가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부족한 공급을 틈타 생산된 불법 의료품들은 미국에 대량으로 수출되어 많은 기업들이 큰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무역업자인 타렉 커센은 지난해 패디 더 룸의 장갑을 200만 달러 가량 수입했지만, 미국 내 유통회사에 넘긴 후 모두 환불을 당했다. 현재는 모두 수거해 땅속에 매립한 상태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수천 만장 이상의 가짜 또는 재사용 의료용 장갑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신고된 패디 더 룸의 수입된 수량만 컨테이너 28개 수량으로, 약 8000만 장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에 대한 조치를 지난 8월에서야 시행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는 현재까지 약 4000여 만 개의 가짜 마스크와 여타 허가되지 않은 의료품들을 압류했다. 태국 당국 역시 최근 의심되는 업체들을 10여 회 급습하는 등 적발하기 위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적발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