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카오의 독점과 규제, 양날의 검

Illustration by Jimin Lee

by Haram Kim 2006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여 각종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류의 생활은 더욱 편리해졌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플랫폼 경제와 디지털 경제로 진입하게 된 계기가 마련되었고, 이제 세상은 빅 테크 기업들로 움직이는 세상이 되었다. 카카오톡으로 택시를 부르고, 네이버로 기사를 검색하고 선물도 보낸다. 전 국민 5100만 명 중 4천500만 명이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고, 4천1백만 명이 네이버 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중 ⅓이 카카오와 네이버에서 뻗어 나온 서비스들이다. 전 세계 플랫폼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빅 테크 기업들이 장악해가고 있지만, 한국만은 국내 기업이 안방을 내주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큰 장터가 있으면 주변 작은 장터들은 존속하기 힘들다. 최근 카카오의 문어발식 경영이 도마에 오르면서 국내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 기업이 독과점이 시작되자 정부는 각종 특혜에 대한 규제와 독과점의 피해를 막기 위한 규제의 칼날을 들고 있다.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5남매에 부모님,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명이 단칸방에서 생활을 하는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서울대에 진학했고, 석사까지 마친 후, 삼성 SDS에 입사하게 되었고, 당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로 PC방을 창업한다. 거기에서 게임 개발에 올인을 하고 퇴사를 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한게임’을 창업한다. 컴퓨터에서 하는 간단한 무료 게임을 제공하는 한게임은 짧은 기간 동안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입을 했고, 그는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과 회사를 합병하여 NHN을 설립하였다. 이후, 7년 만에 한게임과 네이버는 업계 1위에 오르게 되었고, 김범수는 NHN을 나와 미국행을 결심한다. 김범수 의장은 아이폰의 등장으로 컴퓨터가 아닌 스마트 폰이 새로운 디지털 매체가 될 것을 확신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2010년 카카오를 만들었다. 당시는 통신사들이 문자 메시지로 돈을 벌던 시대였기 때문에 공짜로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한 카카오톡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카카오는 네이트온이나 MSN 등 PC 기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통신장애의 문제가 생기자 압축 프로그램이나 통신속도 개선 등을 추진했고, 아무 수익도 없는 상태에서 개인 돈으로 한 달에 10억씩 서버 구축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서버가 해결되자 이동통신사들에 맞춰 무료 통화 기능을 선보였으며, 이모티콘 등의 서비스도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플랫폼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연독점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네트워크가 형성된 편리한 서비스들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잠김 현상까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초반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잠김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기업의 특성상 수수료를 올리고 독과점 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생긴다. 실제로 카카오도 5월 기준, 카카오 모빌리티가 2년 사이 5배가 늘면서 8조 원의 매출을 얻었다. 대리업체들이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콜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소규모 대리운전 콜센터들은 침탈을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카카오의 첫 시험대는 카카오 모빌리티 사업을 통해 독과점의 위험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부른다는 건 길에서 손으로 잡거나 어딘가에 전화를 해서 부르는 방식이었는데, 앱으로 택시를 부르게 되면서 소비자들과 택시업계 모두 선호했다. 카카오 택시가 나오자 점유율은 80%가 넘었고, 카카오는 단순 중개사업에서 이후 카카오 블루라는 택시 가맹사업을 시작하며 택시회사 9개를 인수했다. 하지만 카카오 택시의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비가맹 택시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가맹 택시의 경우, 콜 대기를 해도 금방 배차 완료가 되지만 가맹택시 카카오 블루는 호출이 울리고 자동 배치가 된다. 자동으로 콜이 잡히는 반면 비가맹은 손으로 직접 눌러야 하기 때문에 작년 12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가맹 택시와 일반 택시의 매출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또한, 일부 택시기사들은 카카오의 알고리즘이 가맹택시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손님이 일반택시를 누르면 일반택시에게 배차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가맹택시 기사들도 불만이 있다. 처음에는 3.3% 정도였던 수수료가 기사들과 합의도 없이 5%로 인상되어 언제든 수수료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손님의 입장에서도 가까운 일반 택시가 주변에 있어도 1000원을 더 내는 스마트 호출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어, 카카오 알고리즘을 의심하고 있다. 결국, 경쟁상대 없는 시장에서 기업의 자율성으로 독과점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정부도 김범수 의장을 국정감사에 불러 독과점의 위험성을 지적하게 되었다.  

독과점 문제와 더불어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특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거대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은 법적으로 금융업이 아닌 전자금융업에 속해있기 때문에 금융회사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투명성과 관련한 금융실명제도 부분적으로만 적용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규제까지 빼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 특혜법’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카카오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산업자본은 은행을 소유할 수 없지만 인터넷 전문은행법 상, 네이버의 경우에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특혜를 바탕으로 카카오 뱅크의 경우, 지난달 KB은행 2배의 총액을 뛰어넘었지만 대주주가 있는 금융회사라면 들어갔을 규제가 제외되었고 두 가지 특혜가 주어졌다. 카카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제외되고, 공정거래법을 전부 적용하지 않아 카카오가 담합을 하더라도 카카오 뱅크의 대주주로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카카오는 올해 매출 4조 1천억 원을 기록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빅 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7월 9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독점 업체들의 지위 남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미국 경제 경쟁을 촉진하는 강력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 자본주의의 핵심은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의회에서는 ‘독점 종결법’이 논의되고 있다. 플랫폼이 자기 플랫폼 안에서 다른 업체와 경쟁할 수 없게 하는 법안으로 아마존의 경우, 플랫폼을 소유할지 아니면 자기 제품들을 가지고 경쟁할지에 대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구글도 검색 결과와 광고 전체를 운영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주도록 하고,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것도 되돌릴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디지털세가 논의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열린 G20 회의에서 디지털세 도입이 확정되었다. 2023년부터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매출이 생긴 지역에 세금을 내야 한다.

플랫폼의 횡포를 막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국가의 경쟁력은 사회의 경쟁 구조가 개방적인지, 신생 기업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달렸다. 작은 경제 주체들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뺏어가는 것을 혁신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약탈인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살아남기 어려워진 세상에서, 본인들에게 주어진 사회적 정당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는 일명 ‘온플법’을 마련 중이다. 온플법이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줄임말로 플랫폼 사용자가 입점업체와 계약 시 필수기재 사항을 포함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시 제재한다는 법이다. 하지만 플랫폼 노출 순서, 형태, 기준 등이 명시되어있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는 것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역차별 문제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현재 온플법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만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 플랫폼 기업만 규제 수위를 높인다면 글로벌 빅 테크 기업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미지불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또 글로벌 빅 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균형 있는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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