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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도 이제 사치품? 폰카에 대한 고찰

삼성, 2억 화소 후면 카메라 탑재한 갤럭시 s23 울트라를 발매해…

페이즈원, 렌즈 제외 8300만 원짜리 카메라가 1억 5천 화소?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손석현 기자] 지난 2월 17일, 삼성 S23 울트라가 2억 화소의 센서를 탑재하며 국내 언론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하지만, 과연 핸드폰 카메라가 언론의 주장대로 디지털카메라를 이길 수 있는가? 필자는 의문을 가졌다. 만약 마케팅대로 일개 핸드폰에 붙은 자그마한 카메라가 커다랗고 비싸고 민감한 디지털카메라를 이길 수 있다면, 상업 시장에 동원된 수많은 미러리스와 DSLR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답하려면 핸드폰 카메라에 대한 정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핸드폰 카메라에 대한 역사는 카메라를 탑재한 첫 핸드폰 샤프 SH04가 출시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전에 출시된 교세라의 Vp-210 또한 카메라가 붙은 휴대폰이라 할 수는 있었으나, 카메라의 용도에 부합하지 않아 컴퓨터 연결 없이 사진에 접근할 수 있는 최초의 폰인 샤프 SH04를 카메라를 탑재한 첫 휴대폰으로 정했다. 휴대폰 카메라의 장점이자 존재 의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연 휴대폰이 가진 최고의 기동성이었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외출하기 시작했고, 휴대폰 카메라의 등장은 일상을 편리하게 기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안이었다.

<출처: 삼성전자>

기술의 발전은 끝이 없고,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은 점차 진일보하였다. 지금 기준으로는 초라한 30만 화소는 화소 경쟁 시기를 지나 200만, 500만, 일시적으로는 1000만 화소까지 솟구쳤으며, 자동 초점 기능은 사용자의 경험을 한층 쾌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발전과 발전이 쌓인 지금, 휴대폰 카메라는 기동성과 기능으로 중무장해 디지털카메라의 아성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휴대폰이 가진 최고의 기동성”이라는 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동성이 상승하려면 기본적으로 빛을 받고 이미지를 인식해 내는 시신경의 역할을 담당하는 이미지 센서와, 그 빛을 전달해 줄 렌즈가 소형화되고, 경량화되어야 한다. 소형화는 곧 화질과의 타협을 의미한다. 디지털카메라 렌즈 경통 안에 몇 장, 혹은 몇십 장씩이나 들어있어야 할 대물렌즈와 접안렌즈들은 기동성이 최우선인 휴대폰에선 얄팍하고 곡률이 전무한 작은 렌즈들로 대체되며, 이는 광학적 성능에 커다란 손실을 가져온다. 

센서 또한 마찬가지다. 상업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36x24mm의 센서는 손톱만 한 초소형 센서로 대체된다.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점은, 픽셀 하나하나가 받는 빛의 양, 즉 수광량이 굉장히 줄어들게 된다. 수광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ISO 감도를 늘려 사진을 밝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지만, 감도를 늘리는 것은 그것에 비례하여 자글자글한 노이즈가 생기는 부작용을 낳으며, 사진은 뭉개져서 보이게 된다. 그 이외에도 렌즈 조리개가 고정되어 아웃포커싱 기법이 광학적으로 불가한 것, 렌즈가 고정되어 광학적인 줌이 불가한 것이 있지만, 이는 다음 문단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제 갤럭시 S23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언론과 삼성이 디지털카메라도 이길 수 있다고 홍보한 2억 화소와 광학적 줌은 분명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2억 화소와 작은 휴대폰 센서가 만들어내는 수광량과 일체형인 렌즈에서 만들어내는 일명 광학줌은 분명 광학적 성능에서 타협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 이는 애플을 비롯한 수많은 회사들이 만드는 타협이다. 

그러나,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를 무마할 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과 연계된 훌륭한 프로세싱 능력이다. 휴대폰의 인공지능이 보정한 사진은 디테일한 부분을 버리는 대신, 사람들이 보기 좋은 사진을 몇 초 만에 만들어줄 수 있고, 이는 점차 진일보하여 광학적으로만 가능한 촬영 기법인 아웃포커싱을 제한적으로나마 모방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달 사진 또한 마찬가지다. 알고리즘이 달 이미지를 배경에 합성한다는 게 밝혀지긴 했지만 언론과 일반 소비자들은 만족하지 않는가? 휴대폰 카메라의 존재 의의가 기동성과 편의성인 것을 고려하면, 일반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기엔 차고 넘쳤다는 뜻이다. 

휴대폰 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를 이겼다는 주장은 아직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밀한 사진을 요구하는 전문가, 혹은 애호가들이 카메라를 굳이 사용하는 것이 이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품질의 사진을 일반인이 편리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주장이 완벽히 틀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게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1인치 센서를 탑재한 수많은 콤팩트 카메라를 광학적으로 이긴 지금, 스마트폰 카메라가 광학적으로 현재의 디지털카메라를 이길 수 있다는 말도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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