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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값, ‘금테크’가 주목받는 이유

지정학적 위기 고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증가

< Illustration by Hana Lee >

[객원 에디터 3기 / 윤정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강해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는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투자 심리가 빠르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 정세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값은 급격하게 올랐으며,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금 가격은 약 4.2% 상승해 2020년 7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의 초기 국면에서는 대봉쇄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로 금값이 치솟았다면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감이 금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다. 전쟁에 대한 위기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긴다. 안전자산이란 위험이 없는 자산을 뜻한다. 국가적 위기나 자연재해, 전쟁 등이 발발해 나라의 통화가 그 가치를 잃을 위험에 처했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고 변동성도 현저히 적은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분류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금이다. 안전자산은 보통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졌을 때 그 가치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값이 당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불확실성 또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망이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금값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불러왔으며 이는 수치적으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 해 8월 7일 국제 금 시세는 g당  7만 8,440원까지 올랐다. 전년(6만 5,740원) 대비 약 8개월 만에 19.31% 상승한 것이다. 이후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잠잠해지자 금값은 다시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비트코인이 개당 7,000만원대를 돌파하고 코스피도 상승하면서 다시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도 분석된다. 즉 안전자산은 위험자산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금값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1~6월 금값은 6만원대 초중반에 머물렀으며 특히 3월에는 6만 2,53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해지고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금이 부각되면서 금값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년 만에 1g당 7만원대를 회복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현 상황은 당초 전망했던 일부 지역의 국지전 시나리오를 다소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일단 금융시장의 극단적 위험회피가 진정되고 있으나, 변동성 확대국면이 더 연장될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긴장과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안전 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위험 자산이 휘청거리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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