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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동안 나타난 ‘응급실 뺑뺑이’

 ‘응급실 뺑뺑이’ –  의료 문제에 대한 심각성

<Illustration by Yujin Jeon 2007(전유진)>

[객원 에디터 8기 / 정서현 기자]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한국을 강타한 의료 문제는 여전히 변화되지 않고 있다. 아플 때 병원에 가면 기다리는 건 기본, 문이 열려있는 곳을 찾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MBC 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의 한 종합병원에서는 여러 명의 아이들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6살이 된 김 모 양은 열이 40도가 넘었는데도 4시간이 다 지나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의료 대란은 상대적으로 병에 걸리기 쉽거나 회복 속도가 느린 약자들에게 특히나 위험할 수 있다. 이데일리에 의하면, 9월 14일 청주에서 한 임산부가 양수가 터져 급하게 근처 응급실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진료를 받을 수 없었고, 결국 72곳에 전화를 돌리고 나서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위 경우 수소문 끝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 숨진 경우도 있다. 추석 당일인 17일 30대 여성이 경련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여성은 중증도 1로 분류되어 곧바로 응급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92차례나 전화를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다 신경과가 없다거나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결국 이 여성은 심정지를 3차례나 겪은 후 숨을 거뒀다.

의료대란은 환자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주었지만, 의사들도 이로 인해 만만치 않게 고통을 받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대형 병원 34곳, 응급의학 전문의 89명 중 62명(69.7%)이 “추석 연휴 기간 전후로 최대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했다”라고 답했다. 

정부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윤 대통령은 24일 펼쳐진 제41차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의사 증원 등 의사 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무작정 의사 증원을 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전공의 의사들과 타협할 부분을 찾아서 해결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추석 연휴만의 위험이 아니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찬 바람이 불고 겨울이 찾아온다면 더욱 차가운 공기와 함께 더 많은 환자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더 이상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악화되는 상황이 없도록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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