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총알을 막는 옷, 방탄복 그 원리는?

점차 발전하는 방탄복 기술
어느 정도의 충격 막을 수 있을까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이승원 기자] 대부분의 액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실제로 보기 어려운 총이 등장한다. 총은 사람들이 반응하지 못하는 속도로 총알을 발사한다. 해당 장면에서 주인공을 살리는 것은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증거품이나 방탄복이다.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 방탄복은 어떠한 원리로 빠르게 날아오는 총알을 막을까.

중세 시대 이전에는 적의 칼이나 화살을 막기 위해 쇠나 동물의 가죽, 두꺼운 천 등으로 만든 갑옷을 입었다. 이러한 갑옷들은 점차 무거운 무게와 무기의 발전에 대응하지 못하며 가치가 사라졌다. 그러나 사람들은 갑옷을 입지 않은 채로,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장을 뛰어다닐 수는 없었다. 그렇게 18세기부터 실질적으로 방탄복이 사용됐다.

방탄복은 소재에 따라 크게 섬유 방탄복과 강판 방탄복로 나뉜다. 총알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운동 형태가 존재한다. 바로 회전과 직선 운동이다. 섬유 방탄복은 직선적으로 날아오는 힘보다는 회전으로 인한 관통을 막는 방탄복이다. 강판 방탄복은 직선 운동을 막아 파편으로 분쇄시킨다. 이중 섬유 방탄복은 강판 방탄복에 비해 덜 뻣뻣하고 가볍기 때문에 더욱 많이 사용된다.

< 사진 출처: 사이언스지 >

최근 매우 작은 고분자 모음들이 서로 사슬처럼 엮인 소재가 개발됐다. 해당 소재는 튼튼하고도 유연하여, 섬유 방탄복에서도 쓰일 예정이다. 윌리엄 디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화학과 교수팀은 X자 모양의 고분자 단위체가 연결된 2차원의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먼저 X자 모형인 고분자 단위체인 TPE-PhOH 분자들을 특수한 구조로 배열한 후 단위체를 합치는 화학적 반응 단계를 거친다. 이를 통해 2개의 다른 고분자 층을 만들어낸다. 이후에 각 층을 90도씩 꺾어 교차로 결합하면 서로의 구멍에 엉켜 사슬처럼 엮인다.

이처럼 사슬처럼 엮을 경우에는 각 층 사이에 공간이 존재하면서 움직임을 더욱 편하게 만든다. 또한 힘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키면서 어떠한 힘이든 넓은 범위로 분산시킨다. 이러한 특성으로 해당 소재를 찢으려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큰 힘을 줘야 한다. 해당 소재는 약 1㎠(1 제곱센티미터) 면적에 약 100조 개의 결합이 포함되어 물질의 기계적 결합 밀도에서도 신기록을 세웠다. 기계적 결합은 화학 결합, 즉, 화학반응을 통해 성질을 변형시키면서 서로 다른 물질을 결합할 때와 다르게 물질의 본질을 바꾸지 않고 결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소재에 더하여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극한 온도와 부식성 화학물질까지 견뎌내는 강한 섬유 소재인 울템(Ultem)과 혼합했다. 해당 혼합으로 매우 높은 온도에서 있더라도, 방탄복의 강성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디텔 교수팀이 개발한 소재는 생산 과정 또한 다른 소재보다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아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디텔 교수는 “새로 개발된 2차원의 고분자 물질은 경량 방탄복 등 특수 소재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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