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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50도’ 동남아 폭염, 한국에 있는 나와 무슨 상관?

< Illustration by Serin Yeo 2008(여세린) >

[객원 에디터 7기/정동현 기자] 지난 5월 2일 베트남 VN Express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4월 한 달 동안 기존의 폭염기록이 110번이나 깨졌다. 베트남 국립 기상예보센터에 따르면 폭염은 4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베트남 전역을 끓어오르게 했으며 역대 최고 기온인 지난해 44.2도를 넘어섰다. 베트남 국영 전력회사도 폭염으로 인해 최근 전력 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북부와 중부 지역 수력 발전 수위가 낮아져 전력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 특히 올해 낮은 강수량으로 인해 메콩강 삼각주 지역의 논과 강이 말라 버려 농부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가 이러한 기록적인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필리핀은 체감 온도가 47도에 육박해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4월 27일 수도 마닐라는 38.8도를 기록했고, 북부 지역에서는 39.2도까지 치솟았다. 방글라데시도 참을 수 없는 더위로 인해 학교를 폐쇄했고, 지역 정부는 경고 경계를 발령했다. 역대 가장 더운 4월을 기록하면서, 일일 최고 기온이 33.2도 이상을 넘어섰다. 태국에서는 올해 초부터 최소 30여 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으며, 폭염으로 인해 두리안 열매가 나무에서 터지고 벼 알곡이 줄어들었다. 캄보디아에서는 육군 기지에서 군인 20명이 탄약 폭발 사고로 사망하였는데 그 주요 원인으로 더위가 거론되기도 했다. 미얀마에서는 중부 지역의 기온이 48.2C에 도달하기도 했다. 아무리 더운 동남아시아 날씨라고 해도 상당히 이례적인 기상 이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동남아 지역의 현상으로 보였던 폭염은 사실상 전 지구적인 연쇄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엘니뇨와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양과 음의 위상으로 진동하는 인도양 쌍극자(Indian Ocean DipoleㆍIOD) 현상으로 인해 인도양에서 발달한 강한 비구름대가 아프리카 케냐 인근에서 대홍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 반작용으로 동남아에서는 체감온도가 4-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발생하였다. 이 여파는 중국 남부 지방에 대홍수를 발생시켰으며, 이로 인해 생긴 수증기가 한국까지 유입되어 5월 폭우를 쏟아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지난 어린이날 연휴의 내린 때 이른 폭우가 “올여름 장마의 예고편 ”이라고 분석하면서 올여름 폭우를 전망한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지난해 말 영향을 미친 엘니뇨 현상이 올해 폭염 현상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이 특히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시아 지역에 극심한 폭염과 폭우가 잇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폭염은 적도 지역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엘니뇨’ 때문으로 분석된다. 적도부근 열대 태평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태양에너지가 유입되는 곳으로 평소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상대적으로 높고 동태평양은 낮은 해수면온도 분포를 보인다. 바람(무역풍)이 약화됨에 따라 남미연안에서는 평상시 바다 밑에서 올라오던 차가운 물이 상승하지 못하게 되어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 바로 엘니뇨 현상인 것이다. 엘니뇨는 단순히 해수면 온도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해수면 온도 변화에 따라 대기와 해양의 흐름이 달라져 기후현상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오게 하기도 하고, 비가 적게 내리던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기도, 비가 많이 내리던 지역에 가뭄이 생기기도 한다.

현재 엘니뇨 현상은 약해졌지만 계속해서 전 세계가 평균 기온을 웃돌게 하면서 동시에 대홍수를 일으키는 이상 현상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올여름 동아시아 전역에 극심한 호우가 내릴 전망이다. 한반도도 이 영향권에 들어 호우가 예상된다. 기상청도  ‘2024년 여름철 3개월 전망’을 통해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보았으며,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라고 밝혔다. 또, 비도 평년보다 많이 올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미국·일본 등의 8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지난 60년간의 관측 데이터로 동아시아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를 확인한 결과, 중국 남동부의 연안 영역부터 한반도, 일본에 걸쳐 호우 강도가 약 17% 상승했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이상기후에서 감지된 이상 기후현상은 한반도를 비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이상기후의 배후로 알려진 엘니뇨, 라니냐와 지구온난화는 공통적으로 온실가스가 그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사실상 인간 활동이 그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즉각적이고 과감한 온실가스 감소 조치가 요구되며 장기적이고 대규모의 기후변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위기 상황을 멈추기 위해서 크고 작은 모두의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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