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 장기화, 첫 취업도 재취업도 어려워졌다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정한나 기자] 한국 청년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 첫 일자리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층과 한 번 취업 경험이 있음에도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청년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청년층 장기 실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청년 실업자는 26만 명을 넘어섰고, 실업률은 6.9퍼센트로 전년 대비 올랐다. 특히 1년 이상 실업 상태에 머무는 비율이 3.3퍼센트로 증가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취업이 어려워지고, 경력 공백이 커져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쉬었음’ 인구의 증가이다. 올해 2월 기준 ‘그냥 쉰다’고 응답한 청년은 50만 4000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놀라운 것은 이들 중 71.4%가 과거 취업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구직을 시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취업 경험 후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러한 흐름이 “노동시장 미스매치”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청년층이 원하는 직종과 실제 채용이 이뤄지는 분야가 어긋나면서,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30대 초반 청년 가운데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실업자 비율도 늘었다. 전년 2.4%에서 올해 6%로 뛰면서 ‘첫 일자리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구직을 막 시작한 이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기 어렵고, 경력 문턱은 높아졌으며, 경험 위주의 채용 관행이 이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 역시 대부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향한다. 도매·소매업, 제조업, 숙박·음식점업이 대표적이다. 반면 정보통신업이나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과 같이 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의 진입 비율은 여전히 낮다.

장기 실업은 단순히 ‘취업이 늦어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실업 기간이 한 달 늘어날 때마다 취업 확률이 1.5%씩 낮아진다고 한다. 실업이 길어질수록 노동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낙인효과’로 인해 재취업 문턱은 더 높아진다. 특히 장기 실업이 많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청년층은 경력 공백으로 인해 안정적인 일자리 진입이 점점 어려워진다.

청년 실업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5~24세 청년 실업자는 약 6,450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실업률은 4.9% 수준이지만, 청년층 실업률은 약 12%로 훨씬 높았다. 청년 실업률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점차 낮아졌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교육 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술과 실제 노동력의 역량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몇 년 안에 전 세계 근로자의 절반이 재교육을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기존 교육 시스템은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청년층이 성장 산업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등장은 노동시장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AI는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성격과 요구 기술이 전혀 달라, 기술 변화에 뒤처진 청년층이 바로 그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청년들이 첫 직장에 쉽게 진입하고, 장기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들도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직 초기에는 상담과 일자리 알선을 꾸준히 제공하고, 일정 기간 안에 취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교육이나 인턴십, 멘토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사후 추적 시스템’이 한 방법이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 예를 들어 공공서비스나 기술 분야나 친환경 산업 등으로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자격 인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 그 영향이 개인에만 머물지 않고 경제와 사회 전반, 국가 경쟁력에도 연결된다. 이런 이유로 첫 단계부터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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