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순항 미사일 발사와 그 의미
[객원 에디터 3기 / 이소민 기자] 지난 17일,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며칠 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평안남도 온천이 아닌 안주시였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에서는 “참으로 안됐지만 하루 전 진행된 우리의 무기 시험 발사 지점은 남조선 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 다리’였음을 밝힌다”라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하지만 한국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는 변동이 없다”라며, 온천에서 발사됐다는 발언을 유지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에서는 2020년부터 신형 순항 미사일 개발을 위해 여러 차례의 시험 발사를 해왔다. 그리고 1월 27일, 장거리 순항 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6월 5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방사포 발사 이외에는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발사는 6월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두 달여 만에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따지면 4번째다. 북한에서는 공개 보도를 통해 “9천137초를 비행해 1천800km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했다”라고 주장했다.
순항 미사일은 고도 100에서 300m의 시속 970 km 속도로 비행한다. 하지만 탄도미사일과 달리 낮고 느리게 날기 때문에 탐지가 쉽지 않다. 또한, 지난해 9월, 북한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미한 군 당국이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결의 위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접한 나라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은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랜드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브루스 베넷은 순항 미사일이 지형을 따라 밀접하게 저고도 장거리 비행 역량을 갖췄다면 한국 측에는 ‘우려할 만한 위협’ 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미사일 전문가, 안킷 판다 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북한 당국은 그동안 자신들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전략 미사일’로 규정하며 핵 운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내포했다”며,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한국의 기존 미사일 방어망 구조에 도전을 제기한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과감한 보상을 언급 후, 16일부터 한미 연합연습 시작에 대한 반발을 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 해군 분석 센터 적성국 분석 담당 국장, 켄 고스 미는 “한국과 미국의 잠재적인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정당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