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레벨업, “업사이클링”
버려진 마스크들을 의자로 재탄생
레트로차가 전기차로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들어진 블루투스 스피커
[객원 에디터 5기/황시후 기자] 친환경 시대를 넘어 ‘필’ 환경이 되어가는 가운데, 지구를 ‘레벨업’하려는 발걸음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가솔린 대신 전기나 그린수소를 이용한 차를 만들고,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는 등 수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 단연 결과가 한눈에 보이는 방법은 업사이클링이다.
버려진 물건을 새로운 디자인과 용도로 재창조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은 3 R(Reuse, Reduce & Recycle)을 바탕으로 해, 버려지는 물건도 줄이고, 폐기과정에서 사용되는 연료사용도 줄인다. 이 중,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니크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된 마스크를 재활용 한 김하늘 디자이너의 의자이다. 김하늘 디자이너는 독일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인 ‘Recycling Designpreis’에서 대상을 수상해 마르타헤르포드 미술관에서 전시를 했으며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d-Revolution Award’ 총감독상을 거머쥐기 도 하는 등, 사실상 널리 알려져 있다. 무인양품에서도 그의 의자를 설치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와 로이터를 비롯해 각종 해외 유명 매체가 앞다투어 그를 조명했다.
또한 김하늘 디자이너는 뉴스펭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버려지는 것을 의자나 다른 작품들로 탄생시키면 대중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잖아요 … 환경에 대한 작은 마음가짐이겠지만 그런 것들이 조금씩 바뀌어 나가면서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이처럼 환경을 위한 메시지뿐만이 아니라, 김하늘 디자이너의 의자는 내구성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하며, 그를 위해 스툴 하나에 약 1500장 마스크가 들어간다고 한다.
두 번째는 ‘장난감 인테리어’이다. 국내 제로웨이스트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은 버려진 장난감으로 상판을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리석처럼 고급지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상판은 알맹상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상판은 다른 소재 없이 ‘100% ABS 소재 장난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ABS 플라스틱은 강도가 높고 열에 강하며 여러 가지 형태로 가공하기 쉬워 완구, 가구, 스포츠, 자동차 용품, 전자기기 등 일상 속 다양한 제품 소재로 많이 쓰인다.
알맹상점뿐만이 아니라, 버려진 장난감의 업사이클링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바비인형 제조회사 ‘마텔(Mattel)’은 오래된 장난감을 회수하고 이를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마텔 자사 미니카 브랜드 ‘매치박스(Matchbox)’는 버려진 장난감 재료를 재활용해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 번째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재탄생된 플라스틱이다. 영국 디자인 스튜디오 고미(gomi)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한정판 휴대용 충전기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만든다. 수집한 플라스틱을 녹여서 손으로 직접 반죽하고, 교유한 무늬와 색상조합은 고미의 제품에 환경적이고 미적인 가치를 더한다.
또한 다 사용한 제품은 쉽게 다시 녹여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고미는 수명이 다한 제품을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 예시들과 같이,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있지만, 마지막으로는, 2022년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한 ‘레트로핏(retrofit)’을 소개하고 싶다. 레트로핏은 연료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과정을 말한다.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을 100% 전기 엔진으로 바꾸고, 전기 에너지 공급을 위해 배터리와 같은 대안적인 에너지 공급처를 차량 안에 심는다. 프랑스 친환경전환청에 따르면,, 레트로핏에 심은 배터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6%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1960년대 도시를 누비던 복고 자동차들이 전기 레트로핏(retrofit)을 통해 전기차로 바꾸어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어, 레트로핏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많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기존 자동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를 품은 핵심 사업이 됐다.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정책을 지키기 위해 유럽 각 정부들은 디젤차량들을 없애는 정책을 추구하는 추세인데, 이에 레트로핏은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레트로핏은 자동차를 한 대 생산하는데 드는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을뿐더러, 새 차를 사기 위해 오래된 차를 처분하는 데에 드는 환경부담 또한 덜 수 있다. 이밖에도, 새 차를 사는 것보다, 전기차로 엔진을 전환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한다. 국내에는 아직 드물지만, REV Mobilities, Q-BOT, Carbon Reform 등 여러 회사들이 자동차, 버스, 밴 등을 업사이클링하는데 힘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