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펫 보험 가입률
[ 객원 에디터 6기 / 박혜진 기자] 최근 우리나라 상반기 펫 보험 계약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펫 보험이란 반려동물을 위한 실손의료보험 콘셉트의 보험을 일컫는다. 반려동물이 상해 또는 질병으로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을 경우 보험 약관에 따라 보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펫 보험은 1960년대까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이따금 펫코노미, 즉 반려동물 관련 산업 또는 시장이 급성장한 이후 많은 펫 보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펫 보험은 1980년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에서 펫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11개, 보험 계약 건수 합계는 8만 7천911건으로 작년보다 증가했다. 반려동물 보험가입률은 2020년 0.4%, 작년에는 0.9%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1.1%까지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펫보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스웨덴(40%), 영국(25%), 노르웨이(14%)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하지만 손해보험사(손보사)들은 펫 보험이 현저히 낮은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래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펫 보험 가입률은 현재보다 더 상승시킬 수 있기에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손보사들은 펫 보험 가입률이 낮기에 펫 보험 시장을 새로운 시장으로 볼 수 있으며 가입률이 높은 북유럽 국가들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을 자식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펫 보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가입률이 자연스레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 많은 손보사가 펫 보험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이다. 삼성화재의 ‘위풍댕댕’, ‘오모오모’, 현대해상의 ‘건강한 펫케어 보험’, 한화손보의 ‘세이프투게더 펫투게더’ 등이 꾸준한 관심 대상이었으며 후발주자인 K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KB 금쪽같은 펫 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자기 부담금을 없앴으며 치료비 보장 비율도 업계 최고인 90%까지 확대했다. 또한 ‘부담보 인수’를 적용하고 질병이 있는 반려동물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했다. 기존 메리츠화재가 부담보 인수를 적용한 보험으로는 유일했으나 메리츠화재보다 부담보 인수 가능 질환 범위를 더 확대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로써 펫 보험 시장을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제시한 ‘펫 보험 시장 활성화 방안’이 올해 안에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기대를 불러오기도 했다. 이에 금융 당국은 ‘펫 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부·업계 협력 강화‘ 세미나를 열었으며 보험 업계는 해당 세미나에서 △ 반려 등록제 개선 △ 진료 항목 표준화 △ 청구 전산화 △ 질병코드 최소한도 통일 등을 위한 인프라 개선을 요구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세미나에서 언급된 내용이 포함된 활성화 방안 발표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펫 보험 시장은 반려동물의 수가 폭증하고 연관 산업 규모도 많이 성장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보험 업계가 펫 보험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펫 보험과 관련한 통계가 없어 손해율을 측정할 수 없었던 것이 시장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진료체계가 통일돼 있지 않아 같은 질병이라도 병원마다 진료비가 상이한 점도 펫 보험 활성화의 걸림돌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과잉 진료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보험료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며 펫 보험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기도 했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펫 보험 활성화 방안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보험료가 낮아질 수 있고 그에 따라 펫 보험 가입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