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지구는 80억 명의 인구를 감당할 수 있을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구

과거부터 사람들은 어떤 대책들을 내놓았나

<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

[객원 에디터 4기 / 김지연 기자] 2022년 말, 전 세계 인구가 약 80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과연 지구는 80억 명의 인구를 견딜 수 있을까?

1993년, 미국 연구자들은 인류사의 단서를 찾기 위해 인간 게놈을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5만 년 전에서 10만 년 전 사이의 인구는 약 1만 명이었다. 연구자들은 당시 상황을 인구의 감소를 뜻하는 ‘인구 병목 시점’이라고 추정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인도네시아 근처의 토바 화산 때문이었다. 토바 화산 이후 약 7만 4000여 년이 흘렀다. 유인원 계통 중 영장류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더니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을 서식지로 만들었다. 그렇게 인류는 업적들을 늘려갔고, 먼 은하 행성 탐사를 위한 장비를 보내고, 엄청난 예술과 문화를 창조해냈다.

유엔(UN)은 2022년 11월 15일이면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에 도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토바 화산 폭발 생존자보다 80만 배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인구수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인구의 증가가 지구 멸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과 오히려 인구가 더 많아야 인류는 번영할 것이라는 주장이 공존한다.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 대한 고민이 나오기까지는 5세기 이상이 걸렸다. 전 세계 인구가 약 8억 명이었을 당시, 영국의 성직자 토마스 맬서스는 인류의 욕망이 지구의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인구론’을 발표했다. 그는 “견제받지 않으면 인구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반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만 증가한다. 인구의 증가세는 식량 증가세에 비해 가파르다”라고 했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은 통제가 불가능해지기 전에 조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인류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식량 생산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 물론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가 많지만 이는 분배의 문제이고, 맬서스가 걱정한 식량 부족 문제는 오지 않았다.

오늘날 인구를 늘리거나 줄이기 위한 정책은 대부분의 사회 집단으로부터 비판받는다. 인구를 조절하겠다는 의도가 강압이나 다른 잔혹 행위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낮은 출산율을 위기로 보는 이들도 있다. 2019년 기준, 영국 여성은 1명당 평균 1.65명을 출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2년 2분기(4~6월) 현재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이 수치로 가다가는 국가 존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있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위기는 물론, 가파른 인구절벽으로 국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인구의 증가는 평균 연령을 낮추고 인류가 진화 발전할 수 있는 생산가능 인구를 늘린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UN은 2070년 또는 2080년경에 전 세계 인구가 94억~104억 명 정도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가 점점 늘어 104억 명에 도달하면 약 20년 정도 해당 수준을 유지하다가 결국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인구를 억지로 줄이고 늘린다는 것은 인종차별이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또 다른 부작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조절할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인구수 조정보다 인간 활동에 초점을 두자도 주장하는 이들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입장도 있다. 결국 인구 증가 문제로 수반되는 문제들, 즉, 환경과 경제, 집단의 행복 문제를 잘 해결하면 된다. 2017년, 선진국에서 아이를 한 명 덜 낳는 것만으로도 연간 58.6톤에 달하는 “CO2 상당량” 또는 CO2e(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비교하는 단위)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그 선택은 개인의 몫이어야 한다.

인구를 줄이는 것보다 소비의 형태를 바꾸고, 그동안 누린 것들에 대한 성찰과 변화를 이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많은 불확실함 속 하나 확실한 것은, 인류의 노력과 관계없이 인구는 당분간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류에게는 인구가 늘어남과 동시에 함께 살아가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