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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쇼핑 플랫폼의 한국 진출, 성장과 함께 논란의 여파

알리와 테무의 한국 시장 진출과 급성장

알리 vs 쿠팡: 급부상하는 이커머스 전쟁

알리와 테무의 안전 논란으로 드러난 중국 쇼핑 플랫폼 현실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임지나 기자] 중국 쇼핑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중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알리는 몇 달 만에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앱 사용자 818만 명으로 2위를 차지하고 테무 또한 581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쿠팡은 아직 3,010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성장세를 참고하여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 구축된 인프라가 크게 이바지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중국 내부 시장의 축소와 함께 IT, 물류, 안전 시스템이 잘 갖춰진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가에서는 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높다는 이점이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은 디지털 기술이 잘 갖춰져 있으며, 온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대규모 물류센터를 세워 배송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며,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한국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 4,471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대규모 물류센터는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빠른 배송’ 서비스가 목표하는 7일 이내 배송 시간을 더욱 단축할 것으로 기대되며, 기존에 상품에 따라 한 달 이상 걸리는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4월 18일부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49달러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행사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아마존이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나타난다. 

한편, 쿠팡은 2026년까지 앞으로 3년간 3조 원 이상을 투자하여 전국 5,000만 명의 인구가 주문한 지 하루 만에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전국 100% 로켓배송’을 목표로 하여,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3년간 1조 5,000억 원 투자 계획에 맞서, 쿠팡은 두 배에 달하는 3조 원을 투자하며 한국 시장을 둘러싼 대규모 투자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커머스 전쟁 뒤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한다. 국내 유통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가 대규모 채용을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고객서비스센터와 물류센터 설립을 위해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고객 서비스 전문가, 카테고리 매니저, 페이먼트 전문가 등을 모집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통업체들은 점유율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롯데마트와 11번가도 마찬가지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나온 인재들이 알리익스프레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강력한 진출로 인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 폐업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4년간 폐업 건수는 약 4만 건에서 지난해에는 8만 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패션 관련 온라인 쇼핑몰의 폐업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며, 지난해에는 2만 4천 건 이상이 문을 닫았고, 올해 초에만 7천 개 이상의 쇼핑몰이 폐업한 현실이다. 

이렇게 많은 국내 기업이 피해받고 있는 와중에 직원을 채용하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가장 큰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그렇게 저렴한 가격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내 제조원가가 낮아 알리는 대규모 생산 인프라를 활용하여 값싼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낮은 최저임금과 저렴한 운영 비용은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추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직거래 및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여 중간 유통 구조를 간소화하고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수요자가 많고 다양한 할인과 프로모션을 통해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 플랫폼 알리·테무에서 구매한 어린이 완구와 학용품 9종을 검사한 결과, 액체 괴물 슬라임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과 MIT이 발견되었다. 이 성분들은 어린이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유해 물질로, 생체적인 위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붕소 성분도 기준치 초과하였으며, 이로 인해 일부 제품은 물리적 및 기계적 시험에서 부적합으로 판명되었다.

이런 값싼 중국 제품의 현실이 드러나면서 최근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쇼핑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사용자 수가 각각 830만 387명과 797만 318명으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이전 달에 비해 각각 3.4%와 3.3% 감소한 수치이다. 이로써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1년간 처음으로 월간 사용자 수가 연속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동일 기간 동안 쿠팡과 11번가는 사용자 수가 증가했다. 쿠팡은 5월에 3,111만 6,133명의 사용자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했고, 11번가도 799만 5,380명으로 사용자 수가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초저가 마케팅에 매혹된 소비자들이 품질 문제나 오배송 등을 경험하며 K커머스로 되돌아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 플랫폼에서 판매된 일부 제품에 유해 성분이 검출된 사례가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중국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급성장하면서 안전 문제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부 품목에 대해 안전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어린이용품과 화장품을 포함한 약 80개 품목은 안전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가 금지된다.

그동안 해외 직구가 아닌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친 제품은 국가인증통합 마크(KC) 인증을 받아 국내에 유통되었지만, 해외 직구 제품은 안전 확인 절차 없이 국내로 유입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용품 34개와 화장품·위생용품 등에서는 KC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가 원천적으로 금지될 예정이다. 또한 생활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해서도 신고·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구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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