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글로벌] ‘중국몽’을 꿈꾸는 시진핑, 3연임의 길목에 서다
[위즈덤 아고라 / 전시현 기자] ‘호랑이를 때려잡는다’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국가주석 시진핑. 그는 오랫동안 ‘하나의 중국’을 만들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10년을 걸어왔다. 그 사이 미중간의 패권전쟁과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그리고 현재 대만에 대한 침공설까지 나오면서 과거 청나라 전성기 시대의 황제 ‘건륭제’ 같은 권력을 차지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진핑이 꿈꾸는 중국은 과연 어떤 모습이고, 그는 어떤 리더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짓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가 10월 16일 개막한다고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 등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당 대회는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어 갈 지도부 구성원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 행사인데, 이번 당 대회는 현재까지 중국을 10년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의 3연임 결정이 사실상 핵심으로 보인다.
2018년 헌법이 개정되면서 국가주석 3연임(15년 재임) 제한 규정이 폐지되었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집권 연장에 대한 법적 장애물은 이미 제거된 상태이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고 대만 중국 위기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악화되면서 전문가들은 대만과 중국의 상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중국도 러시아처럼 자국 안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대만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지난 100년은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의 패배 등을 포함한 ‘굴욕과 투쟁의 역사’였다면, 미래 100년은 ‘위대한 부흥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2021년 11월, 시진핑은 지도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역사 결의 (중국 공산당의 중요한 역사적 및 정치적 분기점에 등장하는 일대 사건)를 하였다. 그는 자신의 사상을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전체에 확립하는 일명 ‘시진핑 지도체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그는 예전 중국과 달리 부흥의 주체를 ‘중국인민’이 아닌 ‘중화민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부흥의 역사를 여는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며, 중국 한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시진핑은 고작 15세에 지나지 않았던 때에 산시(陝西)성 량자허(梁家河)촌으로 내려가야 했다. 마오쩌둥 시절의 문화대혁명으로 그의 아버지 시중쉰은 부총리까지 지냈지만 숙청당했기 때문이다. 이때 시진핑도 7년간 아버지와 함께 매일 고된 노동 일과가 끝나면 토굴집으로 돌아와 진흙 침대에서 잠을 청하며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그런 그가 중국 최고지도자가 되기까지는 3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1975년 시진핑은 중국 최고의 명문인 칭화대학교에 입학했고, 졸업 후 1982년 허베이성 북부의 정딩현으로 옮기기 전까지 그는 중앙군사위 총무부에서 일하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정딩현 이후 시 주석의 정치 경력은 해안 지방인 푸젠성과 저장성, 그리고 대도시인 상하이로 이어졌다.
그는 2007년 베이징으로 돌아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고 이후 2012년 11월 59세의 나이로 중국 공산당의 최고위직인 당총서기에 올랐다. 어린 시절부터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가 되기까지 정치력을 쌓은 그의 앞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었다. 자본주의 개방개혁으로 급격한 성장을 했지만 빈부격차와 지역격차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1920년대부터 중국의 3대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시작했다. 지난 30년, 중국은 오로지 경제 성장만을 향해 달려왔다. 그러나 초고속 성장을 하던 중국 내에서 양극화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시진핑 주석은 악화된 경제 및 사회 문제부터 해결하려 했고,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에 집중하면서 부패 당원 적발을 위한 감찰 기구를 강화하였다. 지난 10년간 그는 당원의 4%를 정화시키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시진핑은 제19차 당대회 폐막 2주 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몽’이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걸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일으키자 ‘중국은 전쟁을 원치 않지만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한편으로는 대화와 협력의 강화만이 양국을 위한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진핑은 온라인 등을 규제 및 제한하며 중국 국민 개개인의 디지털 개인정보를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학 교재에서는 당 지침과 반대되는 내용을 모두 삭제 및 제한하였다.
시진핑 정권은 일국양제를 주장하며 홍콩을 무력으로 제압하였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후 계속해서 위협과 과시를 하며 세계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홍콩 문제를 해결한 방식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는 대만 인근에서 계속된 군사 훈련을 하며 ‘중국몽’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리더로서의 시진핑은 세계에 지속적으로 큰 위협을 가하지만, 중국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중국을 현대화시킨 인물이다. 한 달여를 앞둔 20차 전국 대표회의에서 그의 3연임이 확정되면 또 다른 100년이 시작되게 된다. 그의 위력만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과 시진핑의 군사적 무력 해결 방식에 대해 대한민국은 예전보다 복잡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중국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협력은 하되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고, 무력행동을 보이려는 중국의 행보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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