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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 풍선 사건에 대한 상반된 中美입장

왜 정찰 풍선인가?

향후 국제 사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5기/전종환 기자]세계 최강국 미국의 상공에 난데없이 나타난 거대한 풍선을 격추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미중 패권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023년 1월 28일, 정찰용 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물체가 미 알래스카 서쪽 끝에 있는 알류샨 열도에 진입한 뒤 1월 30일 캐나다 영공을 거쳐 1월 31일 미국 영공에 재진입했다. 미국의 3대 핵 기지 중 하나로 핵심 군사시설 몬태나주 기지가 중국의 정찰 풍선 목적지로 추정되고 있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보조 장치로는 상승-하강을 조절하는 방향 통제 장치와 프로펠러, 감시 카메라, 통신장치 및 태양광 패널 등이 장착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부착된 대형 태양전지판은 마치 국제우주정을 연상케 하는 모습과 대형 버스 3대 크기를 보아 고성능 전자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스펙들은 기상관측용 기구인 라디오 존데로 볼 수 없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장비들을 부착한 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이트 등 안보 민감지역을 지나치는 정찰풍선의 비행 노선을 기반으로 미국 정부는 군사적 목적의 정찰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 사회 전반적인 반중 정서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이끌면서 중국과 적극적인 외교를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에 중국은 해당 풍선은 민간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며 편서풍과 비행선의 통제력 상실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미국 진입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불신의 뿌리가 깊은 양국의 입장이 상반되고 있어 이 풍선의 성격에 대한 해석이 난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NOAA and Dan Satterfield)

초반 대응으로 풍선 격추 방안을 추진하려고 미국 정부는 몬태나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 상공에 도달했을 때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풍선의 크기, 고도, 탑재된 정찰 장비의 추락 가능성을 고려하여 격추 후 떨어지는 풍선 잔해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변경하여 주미 중국대사를 초치하고 중국에 공식적으로 항의하였다. 그러나 2023년 2월 4일 오후 2시 39분 중국 정찰 풍선이 대서양에 진입하자 버지니아주 랭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전투기가 공대공 미사일을 쏴 격추했다. 

해당 작전에 F15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 주변 상공에는 다수의 군용기가 투입되었고, 해상에는 함정들이 잔해 수거를 위해 대기하였다. 미국이 정보 가치가 있는 정찰 풍선 파편들을 수거하여 수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의 거센 반발을 볼 수 있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하는 것은 국제법규에 어긋나는 과잉 대응”이라며 “ 미국의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절제된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 고 밝히며 격추 작전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국무부 국토 방어 및 반구 담당 차관은 “ 기존의 노스엔드 시스템을 강화하고 NORAD의 항공우주 경고 제어와 해상 경고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미국과 케냐의 초지평선 레이더를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이후 대처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굳이 풍선을 사용한 이유는?

21세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첨단 과학기술을 응용한 무기체계의 초정밀화, 초고속화, 스텔스화 등 감시정찰 항공기나 위성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군사 강국들이 전장에서 운용하는 광범위한 플랫폼에는 인공위성, 항공기, 선박, 첩보요원 등 다양하며 체계적으로 상대국에 대한 수집, 분석, 전파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는 낮은 군사적 효용도로 인해 사용되지 않는 풍선이 사용되었다. 그 이유로는 정찰 풍선은 대개 고도 24~ 37km 사이를 비행하기 때문에 160~2,000km로 비행하는 저고도 인공위성보다는 낮은 고도에서 저속으로 정찰 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영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발사와 회수 비용이 저렴하여 가성비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질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 상공에 비교적 길게 체공할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 통신을 포함한 지상의 신호정보 수집에도 차별된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정찰 풍선의 이점을 제외하고도 일부 전문가들은 생각지 못한 정찰기구를 활용하여 미 본토 영공을 침범함으로써 미국 정부와 군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미국의 여론 분열까지 조장하려는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점진적 기정사실화 전략으로 불리는 “ 회색지대” 전략 중 하나로 군사적 실효성보다는 미국의 외교, 군사적 대응을 시험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모든 점을 고려해 본다면 어느 정도 정찰 풍선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

중국 내부에 대한 의심

이번 사태를 통해 시 주석의 인지 또는 승인 여부를 둘러싸고 제기된 논란이 나왔다. 현 중국 시점은 백지 시위와 같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적 어려움 극복, 국가 안정 등 국내적인 이슈가 빈번한 상황에다가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중미 외교에 중요한 안건을 앞두고 미국을 향한 강하고 자명한 도발을 시 주석이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시선으로는 시 주석이 이번 정찰 풍선 사건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러 해석을 통합적으로 본다면 시 주석의 권력 장악력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현 통치 체계상 당 지도부와 군부 간 상호 조율에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실은 외교적으로 중국의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 작지 않아서 마냥 중국에 긍정적으로만 여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제사회

이번 사태는 비단 중국과 미국 사이의 사소한 일로만 치부하면 안 된다. 무력 혹은 경제적 제재와 같이 응징에 대해 참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전 세계적인 핫이슈로 만들면서 기사화되었다. 사태 초반과 달리 현재는 모두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상호 갈등이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관계는 갈수록 적대적으로 악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작은 발화점이 언제든 시발점이 되어 예측 불가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지도자들은 인지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 사회에서는 정보, 심리전의 중요성에 대해 확실히 각인하게 되었다. 중국의 정찰 풍선이 발견된 첫 사례가 아닌 만큼 우리나라 역시 옆 나라로서 대비책을 준비해야 국가 안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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