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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룡은 방귀와 트림으로 멸종했을까?

공룡 ‘방귀 멸종설’의 근거 – 약 6천 550만년 전, 공룡방귀의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악화

<출처: LiveScience>

[객원에디터2기|김채현기자] 2012년, 영국의 과학자들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약 6천550만 년 전에 일어난 공룡 멸종 원인이 초식공룡들이 배출한 엄청난 양의 방귀와 트림일 수 있다는 주장을 발표했다. 공룡 멸종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은 지구 온난화인데, 이 온난화를 일으킨 주범이 거대한 초식공룡(용각류)의 방귀와 트림에서 나온 ‘메탄가스’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전까지 1억 5000만 년 동안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공룡의 멸종을 일으킨 유력한 원인은 소행성 충돌설이었다. 약 6천550만 년 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며 만들어낸 먼지와 수증기가 지구를 감싸 햇빛을 차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식물 광합성이 불가능해지면서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지구는 극심한 추위로 빙하기를 맞게 된다. 빙하기 이후 갑작스러운 지구 온도 상승, 지구 온난화로 인해 당시 생물의 75%가 멸종되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몇몇 과학자들은 소행성 충돌이 공룡 멸망의 결정적인 요인이었을 뿐, 그 이전부터 지구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양의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이미 멸종의 길을 걷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리서치페이퍼>

방귀로 인한 메탄가스 배출은 오늘날에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소와 양, 염소 등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반추동물)은 장의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질긴 풀을 소화한다. 이 과정에서 트림이나 방귀를 통해 메탄가스를 배출하게 되는데, 하루에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약 100L 정도 된다. 국제기구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20억 마리의 가축은 지구 온실가스의 18%를 발생시키며 이는 교통수단의 발생량인 13%보다 높은 수치”이다.

<제공: Earth How – 지구 온실효과의 원리>

많은 사람들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온실효과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메탄의 온실 효과는 100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보다 28배 높으며 20년 기준으로는 84배 높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메탄가스는 대기에 메탄의 형태로 약 10년 정도만 머무르지만, 그 이후에는 산화됨에 따라 이산화 탄소와 수증기를 배출하게 된다. 또한, 가벼운 물질의 형태로 메탄가스는 오존 가까이 상승하며 오존을 파괴해 지구 온난화에 치명적인 원인이다.

<출처: National Geographic>

거대한 몸집과 긴 목을 갖고 있었던 용각류는 초식공룡으로 오늘날의 반추동물과 비슷하게 장내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먹이를 소화시켰고, 이는 방귀와 트림을 통한 메탄가스의 배출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영국 과학자들이 소의 소화관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양을 이용해 초식공룡이 배출했을 가스의 양을 계산한 결과, 그 양이 연간 5억 2000만t 이라는 수치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어마 무시한 양의 온실가스가 오랜 기간 대기에 쌓이게 되어 지구 온난화를 초래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비록 약 6천550만 년 전의 공룡 멸종에 대한 ‘방귀 멸종설’에 대한 과학자들의 견해는 다양하지만, 화산 폭발과 지형 변화와 더불어 당시의 지구 온난화가 공룡 멸종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의견은 신빈성이 있다. 

더군다나 최근, 마이클 벤튼 영국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부 교수와 필립 퀴리 캐나다 앨버타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를 통해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공룡의 종 다양성이 심각하게 줄어들며 공룡 멸종의 전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공룡의 종 다양성이 떨어진 이유로 지구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꼽았기 때문에 만일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를 멸종의 길로 가고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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