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점점 벌어지는 도심과 지방의 교육열

세계적인 지방 교육의 난 

고장난 환기 시스템과, 역류하는 하수도에 시달리는 학생들 

<Joshua Rashaad Mcfadden for The New York Times 제공>

[객원에디터 2기 / 유창우 기자] 2020년 발행된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 결과, 지난해 5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105곳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올해 6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었고, 행안부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운 시행령 아래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될 시군구는 80여곳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한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일어나는 이른바 ‘지방 소멸’현상은 여러 사회 기반 시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특히 공교육 시설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학생 인구가 밀집해있는 도심과 달리, 지방 학군들은 학생이 부족해서 학교들을 병합하거나, 폐교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종로학원 조사 결과, 1982년 부터 3855개교가 폐교 되었고, 그중 3620개교는 지방에 위치한 학교였다.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 지방의 학교들은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남해 농촌마을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주택과 일자리 알선, 농지 무상 같은 복지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복지들은 전학생 수를 늘리는데 성공적이었다. 학교의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학생의 입장에선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초등학교가 많은 학생들을 유치해도, 그 학생들의 고학년을 책임질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가까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마을을 벗어나 읍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방 고등학교들의 상황도 탐탁지 않다. 2010년엔 수능 국어 영역에서 서울보다 평균 점수가 높은 지역이 11곳 있었지만, 2019년엔 단 한곳도 없었다. 이런 현실에 어느 한 고등학생은 “교육 형편이 안 좋아지니까 다른 교육 잘 되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렇듯 지방과 도시의 교육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현실은 한국만 겪는 어려움은 아니다. 미국의 지방 지역들도 비슷한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의 학교는 학군의 지역사회의 세금이 지원하도록 되어있다. 때문에 학교의 시설 상태는 지역사회의 재정적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 보니 보편적으로 도시보다 빈곤하고, 비영리 단체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지방 지역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시시피주에 위치한 홈즈(Holmes)가 그 하나다.

미국에서 가장 많기로 유명한 월마트 매장도 없는 홈즈는 자녀들의 적절한 교육을 제공할 세금 기반조차 갖춰져있지 않다. 많은 사업들이 없는 홈즈는 1970년부터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렇다 보니 홈즈의 학군도 덩달아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 홈즈 학생들의 학교는 고장 난 환기 시스템과 비가 내리면 역류하는 하수도, 학교 버스 부족, 그리고 뒤처진 기술들에 시달리고 있다. 다행히도 얼마 전 학군 교육 위원회에서 새로운 환기 시스템 설치를 승인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벌어진 교육의 격차와 교사 결핍의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대학 입시 시험인 A.C.T.(American College Test)에서 홈즈 학생들은 평균 15점, 주 평균 보다 3점 낮은 점수를 받았고(참고로 A.C.T. 만점은 36점이다), 오직 홈즈의 9% 학생들만이 수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였다. 이를 고치기 위해 학교에서 개인 교사들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평균 점수를 올리기엔 부족했다. 오래전 구식이 되어버린 교과서와 장비로 배우는 학생들에게 단기간의 학습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그다음은 교사 부족 문제가 있다. 홈즈 교사의 절반은 자격증이 없고, 2학년 대부분은 대체 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자격증을 가진 교사들이 홈즈 학군에 지원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홈즈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교사들 대부분이 도시로 몰리면서 지방 학군들은 자격증을 갖춘 교사들을 모집하는데 어려워하고 있다. 이는 지방 급여가 낮은 것도 있지만, 낡은 시설과 자녀들에게 부적합한 교육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주 정부의 금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방 학군은 교사 부족의 난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고치기 위해 2018년에 교육감으로 임명된 제임스 헨더슨(James Henderson)이 새로운 고등학교 건설을 제안했었다. 지난 몇십 년간 이뤄진 연구들에 따르면, 새롭고 적합한 건물에서 배우는 학생이 노후되고 열악한 시설에서 배우는 학생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고 한다. 또, 헨더슨은 새롭게 개선된 시설들은 새로운 교사들에게도 매력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할 보증금 1,840만 달러 승인이 실패하게 되면서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그 이후에도 학군의 성적을 올리려고 많은 노력들을 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2020년에 사임하게 된다.

헨더슨 사임 이후 홈즈의 상황은 더더욱 악화되었고, 반복적으로 주 정부가 정해놓은 학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다, 결국 2016년 미시시피 주에서 도입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학군 교육 위원회는 해산되었고, ‘성취 학군’ (Achievement School District)에 흡수되었다. 이제 국영 학군이 된 홈즈는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변화는 안도감 보다 불안감을 조성했다. 왜냐하면 국영 학군들은 주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거듭 실패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시간주의 15 국영 학군 중 10개의 학군들은 주 순위의 하위 5% 머물렀다. 즉, 새로운 프로그램조차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국영 학군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군의 실패가 주로 관리의 문제라는 생각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영 학군의 학생들은 주로 가난하고 흑인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빈곤과 인종과 교육의 상관관계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관점에서는 교육 위원회의 무능함에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들을 연구할 수가 없다. 따라서, 발전이 없는 것이다.

도심과 지방의 교육 격차는 이처럼 계속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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