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전 세계 집중을 받은 거제도 화석

부산 BEXCO에서 열린 ‘부산세계지질과학총회’로 20여 국의 사람들이 모여

<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이하나) >

[객원 에디터 8기/ 이승원 기자] 한국은 공룡 화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발견되는 나라 중 하나다. 특히 중생대 백악기 시대의 공룡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데, 그중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석들도 일부 존재한다. 

거제도의 두 화석 산지인 사등면 청곡리와 남부면 갈곶리가 백악기 후반의 중요한 화석을 보존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갈곶리는 2001년에 새 발자국이, 2008년에는 익룡 발자국과 공룡 발바닥 지문, 곤충 보행열 등이 발견된 화석산지이기도 하다. 

부산 BEXCO에서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된 ‘2024 부산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는 세계 20여 개국, 38명의 회원과 함께 사등면 청곡리와 남부면 갈곶리를 찾았다. ‘세계지질과학총회’는 국제지질과학연맹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1878년 프랑스에서 시작해 4년마다 전 세계 대륙을 순환하며 개최하는 ‘지질 과학올림픽’이라고 불리는 큰 행사다. 이번 총회에서 다룬 화석은 약 2년 전에 발견됐다. 

<사진 출처: 동아사이언스>

2019년, 김영춘 ‘거제 자연의 벗 거제에코투어’ 대표에 의해 청각리 내 육식공룡과 용각류(목과 꼬리가 긴 초식공룡)의 발자국 화석들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그리고 3년 후 2022년 3종류의 조류 발자국들이 추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거제시에 요청해 화석이 나오는 곳을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조사 도중 조각류(초식공룡)와 새 발자국이 추가로 발견됐다. 조각류 화석은 청곡리에서 처음 발견된 류의 화석이었다. 조사는 올해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외국인에게도 해당 지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탐사 일정에 포함했다. 

청곡리의 화석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해안가의 이끼 낀 바위 위에서 발견됐다. 해당 화석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바닷물이 빠진 6시간만 볼 수 있는 백악기 공룡과 새의 화석이기 때문이다. 

청곡리에서 화석이 발견된 장소는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초식공룡, 육식공룡, 그리고 조각류가 한 곳에서 모여 발자국을 남겼다는 건 그 위치에 다양한 생물종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동아사이언스에 따르면, 김경수 진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는 “세 종류의 공룡 발자국이 한 곳에 남아있는 장소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여기에 새 발자국까지 함께 관찰되는 장소는 더욱 찾기 힘든 만큼 지질학적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새 발자국은 공룡 화석 중 가장 많이 연구 대상으로 사용된다. 조류는 백악기 시대에 공룡과 진화적인 연관이 있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거제에서 발견된 새 화석들은 코리아나오르니스(Koreanornis), 이그노토오르니스(Ignotoornis), 진동오르니패스(Jindongornipes) 등이다. 이중 코리아나오르니스와 진동오르니패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의 발견을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다. 

이렇듯 갈곶리와 청곡리 두 화석 산지 모두 보존 상태가 뛰어나 일반인들도 쉽게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 교육적으로 큰 가치를 가진 화석들이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장 탐사에 참석한 세계지질학회의 한 회원은 “거제도의 화석 산지를 방문하여, 백악기 후반 생물들의 다양성과 진화적 경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감동적”이라며 “이 지역의 뛰어난 보존 상태와 풍부한 화석 자료는 공룡과 조류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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