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 세계는 어떤 입시 제도를 통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가?

한국의 입시  제도…대학수학능력평가 변화가 필요할 것

교육의 본질을 찾고 성장을 위한 평가 방향으로 나아갈 때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장수빈 기자] 2025년 11월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시험실당 수험생은 평균 28명으로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 45분에 모든 시험을 마쳤다. 2025년 수능은 전년도보다 1만 8천82명이 많은 52만 1천670명이 지원했다. 특히 졸업생 응시수가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아졌다. 의대 증원이 반영된 첫 시험이어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 하루 성적의 높낮이로 입시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은 큰 부담을 갖고 시험에 임한다. 과도한 경쟁교육, 대학서열 체제와 상대평가 중심의 입시가 불러오는 문제점은 시험 도중 과호흡으로 쓰러지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그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평가는 여전히 학생들의 지식적 성취도를 단편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고등학교 전반적인 학습능력과 전공 적합성을 평가하는 수시전형도 있지만 수능으로만 평가하는 정시의 경우, 학생들의 교육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나 문제 해결 능력보다는 시험 대비 공부에 치우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수능이 지나치게 주입식 학습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계속되어 왔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입시 제도에 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학 입시는 그 나라의 교육 철학과 목적을 반영하는 중요한 체계로, 다양한 평가 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측정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입시 제도는 항상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대학수학능력평가(수능)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수능 개혁을 둘러싼 논의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속도는 더디다. 교육 전문가들은 21세기형 인재 양성을 위해 수능이 단순 암기식 평가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성적 평가 방식을 도입해 학생들이 입시를 학문적 성취의 출발점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입시 방식은 나라마다 다채롭다. 미국의 경우, 학생들은 SAT나 ACT와 같은 표준화 시험뿐 아니라 고등학교 성적, 에세이, 방과 후 활동, 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이 시험 점수만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제공한다. 영국의 경우 A-level이나 IB(국제학위 프로그램)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 분야에서 심도 있는 학습을 이어간다. 일본은 센터 시험과 대학별 개별 전형으로 나뉘어 있으며, 교과 외 활동을 중시하는 경향이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다. 중국 역시 대학입학시험(가오카오)의 영향력이 크지만, 일부 명문 대학에서는 면접과 심층 평가를 도입해 우수 학생을 선발한다. 이러한 다양한 평가 방식은 학생들이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며, 각자의 역량을 여러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입시 제도는 학생들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대학 입시의 목표는 단순히 지식 전달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의 본질은 학생들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장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입시 평가가 지식을 측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과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다. 

전 세계적인 입시 변화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의 대학 입시 제도 역시 새롭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암기보다는 장기적인 학습과 창의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평가로 나아가야만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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