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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이코노미]자연재해가 GDP에 미치는 영향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

[ 위즈덤 아고라 / 윤서준 기자] 최근 몇 년간 국내는 태풍, 지진,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한 나라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로 생산 활동이 중단되거나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로 인해 복구 작업이 필요하게 되면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하게 되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자연재해의 영향은 매우 중대하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됨에 따라 폭풍, 홍수 등 자연재해들이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도 최근 전국에 내린 집중 호우로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내린 비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사망 26명, 실종 10명, 부상 13명이다. 충북 청주 지하차도에서 이날 오전 실종자 5명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전국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국 철도공사는 15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의 운행을 임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KTX의 경우 중앙선·중부내륙선을 운행하는 고속열차((KTX-이음)의 운행이 중지됐다. 이처럼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는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까?

<출처: 대한민국 기획재정부 >

아시아 개발은행(ADB)에 따르면, 1900~2015년간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는 약 2천6백억 달러에 육박한다. 1990년대에서 2010년대 사이 급격히 반등한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이런 천문학적 피해 금액에 한 몫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초래한 자연재해는 폭풍이며 가장 적은 피해를 발생시킨 재해는 가뭄이다. 자연재해는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등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는 개발도상국, 특히 저소득·중소득 국가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에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60년 이래 자연재해에 따른 인명 피해의 99%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였다. 또한 농업 생산 감소 및 식량부족 등으로 이들 국가의 GDP 성장률이 약 1-3% p 감소하고 빈곤이 심화되었다.

태풍의 경우, 강도에 따라 1인당 GDP가 0.1%~14.9% 감소하며, 장기간(약 2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태풍 카트리나(2005)나 하이얀(2013) 등 초대형 태풍의 경우, 금융위기(9.0%)보다 1인당 GDP 감소폭이 큰 14.9%라는 분석이 나왔다. 필리핀에서는 1970~2010년간 태풍으로 인해 1인당 GDP가 7.3%까지 감소되는 등, 태풍으로 인해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다른 재해인 가뭄의 경우, 1인당 GDP의 0.01%~0.3%가 감소하며 최장 5년까지 경제에 영향을 주었다. 이 수치는 해당 국가가 개발도상국일 경우 매년 평균 GDP의 0.6%가 감소하는 것으로 극대화되었다. 특히, 엘니뇨 현상(적도 부근의 수온 상승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서태평양 지역이 저기압에서 고기압으로 바뀌게 됨에 따라 가뭄 발생) 심화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였고, 이들 국가의 농업/관광업 및 관련 서비스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일반적으로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경제는 단기적으로 후퇴한다. 재해를 겪은 사람들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생산시설이 파괴돼 제품을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GDP가 줄어든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 일대를 초토화시키자 미 의회예산처(CBO)는 “카트리나로 인해 2005년 하반기 실질 경제 성장률이 0.5~1% 포인트 하락할 것이다. 에너지와 항만 관련 기반시설이 붕괴돼 생산이 감소하고, 사람들의 소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이는 물가 수준을 세로축, GDP를 가로축으로 하는 좌표평면 위에 나타낼 수 있다. 총공급곡선(Supply curve)은 각 물가 수준에서 기업들이 생산 또는 판매하려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나타낸다. 총수요곡선(Demand curve)은 각 물가 수준에서 경제적 이해관계자(소비자, 기업, 정부)가 구입하려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보여준다. 두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산출량과 물가 수준이 결정된다. 자연재해로 생산시설이 파괴되면 총공급곡선은 왼쪽으로 이동한다(위 그림에서 S0 -> S1). 이것이 총공급 감소다. 또 자연재해로 소비가 줄어들면 총수요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해 총수요 감소가 일어난다(D0 → D1). 총공급과 총수요의 감소 폭에 따라 균형 물가는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하지만 균형산출량은 반드시 감소한다(그래프에서의 좌표(Q0, P0) → (Q1, P1)). 다시 말해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GDP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신 대지진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발생한 분기의 경제성장률은 떨어졌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응책이 필요하다. 먼저, 기후 탄력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여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시아 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이러한 대응책을 통해 태풍에 따른 GDP 감소의 약 3%를 예방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연재해 피해에 노출이 큰 농업과 관광 산업에서 제조업 등으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경제개발 과정에서 기후변화 대응 주택 등 안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연재해 관련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하여 재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풍수해 보험 등의 금융상품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대응책을 통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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