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과 성별에 따른 유전체 불평등을 없애는 게놈지도
[객원 에디터 5기 / 구아윤 기자] 우리 인간은 여러 인종이 존재하며, 인체는 수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세포는 46개의 염색체로 구성되는데, 유전물질인 DNA를 구성하는 염기는 세포마다 약 30억쌍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각기 다른 인체를 연구하는것은 정말 어렵다.
2003년에 종료된 인간게놈프로젝트(HGP)는 이 30억쌍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가를 밝혔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인간 게놈을 구성하는 30억쌍의 염기서열 전체를 밝히고 유전자지도를 완성하고자 하는 초거대 프로젝트였다.
1999년 12월에 22번 염색체의 염기서열 발표를 시작으로, 2000년 5월에 21번 염색체의 염기서열이 발표되었고, 2000년 4월에는 5번, 16번, 19번 염색체의 염기서열 초안이 완성되었다. 특히 21번 염색체는 다운증후군, 알츠하이머, 백혈병과 당뇨병의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어 이들 질병 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제임스 와트슨(James Watson)박사가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지 불과 48년만의 일이다.
이런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목적으로 연구 중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인류의 영원한 꿈인 생명연장과 질병으로부터의 해방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간게놈프로젝트의 결과물인 ‘단일 게놈 참조 지도(GRCh 38)’가 표준으로 쓰였다. 하지만 단일 게놈 참조 지도는 70% 이상이 한 사람의 유전정보를 사용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유럽계 서양인이 아닌 다른 인종에게는 이 참조 지도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공동저자인 아담 필리피 미국 국립게놈연구소(NHGRI) 박사는 “단일 게놈 참조 지도를 사용하면 유전체 분석에서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령, 게놈이 참조 지도와 상대적으로 차이가 큰 사람에게는 참조 지도를 통한 유전적 질병 예측이 부정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반영하기 위해서 2021년부터 하나의 인종이 아닌, 호모 사피엔스 전체에 걸쳐 발견되는 DNA 염기서열을 최대한 많이 반영시킨 참조 지도 구축을 시작했다. 이번 공개된 초안에는 47개의 인종이 존재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참고 지도에 1억 1900만 개의 염기배열을 추가했다.
판게놈 참조 지도 구축이 가능했던 것은 3세대 염기 서열 분석법인 ‘텔로미어 투 텔로미어(T2T)’ 기술이 개발된 덕분이다. DNA 양 끝단에 있는 부위인 텔로미어 사이의 DNA 염기 300만 쌍을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기술이다. DNA를 조각조각 절단해 읽은 후 이를 이어 붙여 판독하던 기존 기술에 비해 오류를 줄이고, 분석 속도는 높였다.
앞으로 2024년까지 700 인종의 염기배열을 한 지도 안에 담는 것이 HPRC연구진의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