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맛집 런던베이글뮤지엄, 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나

[객원 에디터 10기 / 최서연 기자]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은 2022년 2월에 개업한 베이글 전문 제과 업체이다. 일명 ‘인스타 감성’을 자극하는 서양풍 인테리어와 다양하고 색다른 베이글 메뉴들 덕분에 한동안 크게 유명세를 탔던 브랜드다. 인터넷에는 ‘런베뮤 웨이팅 없이 먹는 법’, ‘런베뮤 메뉴 추천’ 같은 검색어들이 연관 검색어로 빼곡히 올라오며, 소비자들이 런던베이글뮤지엄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톡톡히 보여줬다.

이처럼 젊은 세대를 주 소비자층으로 타깃하며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런던베이글뮤지엄은 그러나 여러 차례의 논란과 함께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게 된다.

영어 메뉴판 논란… “노 시니어 존이냐”

첫 번째 논란의 시작은 메뉴판이었다.
가게 이름은 런던베이글뮤지엄이지만, 이 브랜드는 런던에서 시작된 곳이 아니라 엄연히 한국 기업이며 점포도 모두 한국에만 있다. 그런데 매장 안 메뉴판에는 영어만 빼곡히 적혀 있고, 한국어 표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런베뮤를 방문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은 먹지 말라는 뜻인가?”, “영어를 읽지 못하면 어떻게 주문하라는 거냐”는 불만이 나왔다. 또 다른 소비자들은 “있어 보이려고 서양 문화를 과도하게 차용했다”, “일종의 ‘노 시니어 존’을 만든 것 아니냐. 고령층 등은 아예 이용하지 말라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감성 있는 인테리어와 콘셉트를 넘어 한국 소비자 일부를 배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연출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팁 문화 조장·여왕 사진 굿즈 논란

두 번째 논란은 팁 문화 조장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 사용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미국에는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건네는 팁 문화가 있지만, 한국에는 이러한 문화가 없다. 최근 일부 배달 앱이나 매장을 중심으로 팁과 유사한 요소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런베뮤는 무인 주문기 옆에 팁 통을 비치해 두었다. 이에 대해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팁 문화를 들여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런베뮤는 굿즈 상품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진을 사용해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며 논란을 낳았다. 영국 공식 왕실 웹사이트 ‘The Royal Family’에 따르면, 영국 왕실 구성원의 인상이나 이름, 초상 등은 별도의 지침에 따라 관리되고 있으며 관련 지식재산권도 마련되어 있다. 지침에는 책이나 신문·잡지 기사 등을 제외하고는 광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어, 왕실의 허가 없이 영리적 용도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런베뮤가 여왕의 초상권을 침해한 것 아니냐며 해당 굿즈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영국 감성’을 내세운 콘셉트가 아니라 실제 인물의 초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직원 과로사 의혹… “주 58~80시간 근무”

가장 큰 파장을 불러온 논란은 직원 과로사 의혹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일주일에 58시간에서 많게는 80시간까지 근무한 것으로 전해지며, 과로가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에 관해 런베뮤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고, 유족에게 “양심껏 행동하라”는 취지로 보이는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메시지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았다.

여기에 더해 런베뮤 대표 이효정 씨가 직원 유니폼을 허리 라인이 드러나게 디자인했다거나, 기계를 손이 잘 닿지 않는 위치에 배치해 직원의 몸매가 강조되도록 설계했다는 진술도 나오면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대표가 ‘이미지’를 위해 직원들의 노동 환경과 안전을 뒷전으로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효정 대표와 런베뮤는 여러 입장을 통해 “과로사로 단정할 수 없다”, “유족과는 원만히 합의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대화와 조건이 오갔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결국 런베뮤는 ‘이미지에 살고, 이미지에 지나치게 집착한 기업’, 대표는 ‘직원 과로를 방치한 기업가’라는 인식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짧은 시간 안에 유명세를 얻은 만큼, 그 뒤에 숨어 있던 메뉴판·문화·노동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나며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사회적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한때는 ‘인스타 감성 맛집’으로 소비되던 이 브랜드가 이제는 “브랜드 이미지 뒤에 가려진 노동과 권리는 얼마나 존중받고 있었나”라는 질문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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