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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럽 두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 발발

스틴티노 시장, 비문 수정 생각 전혀 없어…

소식 전해 들은 한국 누리꾼, 이탈리아 응원

< Illustration by Rina Kang 2010(강린아) >

[객원 에디터 7기 / 최지안 기자] 지난 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사르데냐(Sardegna)섬 스틴티노(Stintino)시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었다. 이는 독일 베를린 이후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1930년대부터 일본의 패전이 일어난 1945년까지 일본군이 제도적으로 ‘군 위안소’를 설치하며 여러 점령지와 식민지 여성을 동원해 성노예로 만든 범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수요 시위 1,000회를 기념하여 2011년 처음 세워진 기림비이다. 이후 201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처음으로 해외에 세워졌다.

<정의기억연대 제공>

22일 설치 당일, 소녀상 주변에는 제막식이 열렸다. 에룰라 시장 등 현지 정치인, 지역 기구 및 시민단체, 이탈리아 시민, 내외신 기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한 제막식 행사는 스틴티노 시의 리타 발레벨라 시장과 다른 지역 시장의 축사, 정연대 이나영 이사장과 스틴티노 시청 관계자 로사마리아 카이아자의 축사에 이어 현지 합창단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고국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을 상징하는 아리랑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소녀상과 함께 설치된 비문에는 한국어,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군의 만행과 일본 정부가 이를 부정하고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는데 일본 정부는 이를 강력하게 반발하며 나섰다. 

일본은 제막식 직전까지도 스틴티노 시를 찾아가 ‘위안부 문제는 일부 한국 시민단체의 편향된 주장’이라며 회유를 시도하였고, 제막식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를 건드리며 두 국가 사이에 논란을 촉발했다 말했다고 전했다. 스즈키 사토시 주이탈리아 일본 대사는 일본이 과거 범죄에 대해 사과했고 피해배상금 지급 절차를 밟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문 문구가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했다. 심지어 일본언론에서는 ‘스틴티노 시가 비문의 편향성을 인정하고 수정하기로 하였다.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은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의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발레벨라 시장은 “소녀상과 비문을 바꿀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논의를 한 바가 없습니다.”라고 단호한 태도를 내비쳐 보였다. 또, “일본 대사의 방문은 개인 자격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일본 대사 수행원 사이에 언론이 포함되어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라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발레벨라 시장은 소녀상의 의미에 집중했다. 여성인권변호사 출신이기도 한 발레벨라 시장은 소녀상이 ‘전쟁 시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또, 제막식 중 축사를 통해 “소녀상은 전 세계 여성들이 지금도 겪고 있는 성폭력의 원인을 상기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를 매체를 통해 전해 들은 한국인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누리꾼은 “오늘부터 나는 이탈리아인이다. 고향 가는 비행기를 알아봐야겠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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