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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에디터 7기 / 정서영 기자]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학명 Pteropus tokudae)는, 섬에서 평생을 산 노인들조차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태평양 괌에 서식하는 또 다른 큰 박쥐 종의 사촌 격인 이 박쥐가 오랫동안 희귀종이었던 이유이다. 이 박쥐의 표본은 1960년대에 현지인들이 사냥했던 박쥐종을 조사할 때 포착되었었다. 하지만 이 표본을 포함하여 서양 과학자들이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의 표본을 발견했다는 기록은 3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는 ‘큰 박쥐’과에 속하며 이외에 좋아하는 먹이나 번식 시기 등 생명활동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다가 지난해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은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가 수십 년 동안 한 차례도 목격되지 않았다고 하며 멸종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미군과 함께 일하는 박쥐 연구자 태미 밀든 스타인은 아주 희박하긴 하지만,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가 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로 필리핀의 ‘벌거숭이 등 과일박쥐’를 들었다.
이 박쥐도 1969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한 차례도 목격된 적이 없어 멸종된 것으로 분류하였지만 2000년대에 다시 발견되었다. 하지만 괌은 필리핀 등 과일박쥐가 서식하는 필리핀의 네그로스 보다 훨씬 작은 섬이다. 따라서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가 실제로 괌의 어딘가에 존재했다면 괌에서 연구를 진행 중인 박쥐 연구자들이 이미 발견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 가지 희망적인 의문점이 남아있다. 만약 작은 마리아나 과일박쥐가 다른 섬에서 온 것이라면 밀든 스타인은 이 박쥐 무리가 큰 폭풍우를 타고 괌으로 날아온 것이기 때문에 이 섬에서 보기가 쉽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쥐와 생물학적으로 유사하다고 알려진 다른 많은 종, 특히 ‘큰 구대륙 과일박쥐(LOWFB)’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박쥐는 열대성 저기압에 노출된 작은 섬에 주로 서식한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폭풍의 강도가 세지면서, 위협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밀든 스타인은 그런 일을 막고자 하는 바람으로, 동료들과 멸종 위기에 처한 괌의 유일한 토종 포유류인 마리아나 과일박쥐를 현재 연구 중이다. 그는 종종 박쥐 사냥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태도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여전히 여기저기서 밀렵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역 사회의 의견이 대체로 박쥐를 보호하자는 데로 모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박쥐의 보금자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수용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