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양측 지지 시위의 불길
이스라엘 지지자,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 요구
팔레스타인 지지자, “가자 지구 봉쇄와 공습은 너무해…”
미국에서는 양측 지지자들의 충돌도 발생
[객원 에디터 6기 / 최지안 기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으로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가장 강력한 시위가 벌어진 곳은 당연하게도 팔레스타인이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병원이 폭발로 최소 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만든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아바스 수반에게도 항의했다. 일부 사람들은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지만, 시위대는 크게 저항하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러한 시위의 물결은 다른 중동 국가들에도 퍼져나갔다. 튀르키예, 이란, 이라크, 바레인 등 이슬람권 국가들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확산하였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무차별적 공격을 하는 것에 대하여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시위에 참여한 바레인인 알리 하산은 “팔레스타인인은 여러 불의를 겪었고 이제는 기아와 봉쇄,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쟁이 지속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시위의 불씨는 옮겨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시위대가 충돌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뉴욕의 경우 타임스퀘어나 유엔본부 근처에서 모두 1천여 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졌다. 양측 시위 참가자 일부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일이 발생하자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며 이들을 분리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자에게 “테러리스트”라고 외쳤으며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조직원들이 테러 때 외치는 구호인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언급하며 되받아쳤다.
유럽 또한 여러 시위가 열리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약 10만 명이 모인 하마스 지지 시위가 3시간 동안 거리 행진을 통하여 진행되었다. 런던 외에도 버밍엄, 웨일스 카디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등 다양한 곳에서 하마스 지지 시위가 열렸다. 영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지역에서는 하마스 지지 시위가 여럿 발생하고 있다. 반유대주의 범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아예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한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이에 반발한 사람들이 불법 시위를 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수천 명이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란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리 집회에 참석한 시위자 누레딘 만수르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시위에는 7천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유럽인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유대인 공동체는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지지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200명 이상의 인질을 위해 안식일 테이블과 빈 의자를 마련하고, 의자 뒷면에는 실종자의 사진과 이름, 나이를 표시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10일, 이스라엘 국기 색으로 조명을 밝힌 에펠탑 앞에 이스라엘 지지 시위가 열렸다. 다음날인 11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 앞에서 하마스의 공격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으며 덴마크 코펜하겐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는 하마스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