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의료인 수 늘리기 보다는 AI의료기기 개발
[객원 에디터 9기 / 정호진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전공의 집단 사직, 의사 파업 등의 사태로 인해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그러나 파업과 같은 상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 또한 고령화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의료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의 의료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기술의 발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의료 기술의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AI와 사람이 협력하여 진단과 치료의 모든 단계에 관여하게 되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절차를 간소화하고 병원 간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 병원에서도 대형 병원 수준의 전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인공지능 의료기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는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5년까지 AI 의료기기의 FDA 승인은 33건에 불과했으나, 2015년 이후 급속히 증가하여 2020년부터는 매년 100건 이상의 AI 의료기기가 승인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템퍼스 AI가 의료용 챗GPT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의료기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AI 의료기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 행사인 ‘키메스(KIMES) 2025’가 지난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1,450개 업체가 참여하였고, 최대 관심사는 ‘AI(인공지능)’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로봇,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첨단 의료 기술도 소개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의료 IT 기업인 유비케어에서 EMR(전자의무기록) AI 기술을 더한 ‘AI 클리닉’을 선보였으며,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에서는 새로운 AI 기능이 더해진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기기 ‘헤라(HERA) Z20’을 내놓았다. 또한 뷰노 또한 AI 기술이 더해진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K30’을 소개를 하였다. 행사에는 해외 바이어 4,941명을 포함해 총 72,507명의 국내외 참관객이 방문했으며, 참가 업체는 전년 대비 6.9%, 참관객은 2.5% 증가하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AI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시회가 AI 의료기기와 미래 의료 산업의 방향을 제시한 글로벌 의료기기 전시회였다고 평가했다.
템퍼스 AI의 샘 올트먼 CEO는 앞으로 AI가 질병 치료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으며, 오픈 AI 최고제품책임자(CPO)인 케빈 웨일 또한 AI 의료기기의 발전이 의료 분야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든지, 어느 지역에 있든 최고의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의사의 수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더욱 발전된 기술을 통해 지역적·국가적 병원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와 의료계, 의료 기업들이 협력하여 AI 의료기기를 비롯한 혁신적인 기술을 빠르게 보급함으로써, 환자들이 차별 없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미래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