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기술과 도핑 검사의 결합, 정밀 분석 기술의 미래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이지윤 기자] 스포츠에 관한 사회 문제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도핑’ 문제이다.. 도핑은 운동선수가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금지된 약물이나 호르몬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근육을 빠르게 키우거나 피로를 덜 느끼게 해주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미 스포츠 역사에서 여러 선수들의 도핑 행위가 수차례 발각되기도 했다. 도핑 검사는 소변과 혈액을 채취하고, 채취된 시료를 센터로 보내는 등 번거로운 과정의 연속이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와 세포로 도핑을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이란 DNA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거나 수정하는 생명공학 기술이다. 마치 컴퓨터에서 문서를 수정하듯, 유전 정보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혈액 내에서 표적 유전자를 직접 증폭시켜, 외부에서 들어온 유전자의 존재 여부를 신속하게 파악한다. 증폭시킨다는 것은 아주 적은 양의 유전 정보를 여러 번 복제해서 눈에 잘 띄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유전자 물질인 인간 성장호르몬을 주입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5마이크로리터라는 극소량의 혈액 시료만으로도 체외 유전자를 정확하게 검출해 냈다. 5마이크로리터는 손끝에 맺힌 핏방울의 절반도 되지 않는 양이다. 기존의 도핑 검사는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렸고, 검사 장비도 복잡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매우 적은 양의 혈액만으로도 90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빠르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은 체외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핑 검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검출에 걸리는 시간이 90분밖에 걸리지 않아, 감염병 초기 진단, 항생제 내성 유전자 탐지, 유전병 검사, 세포치료법 적응성 평가 등 정밀한 검진이 필요한 의료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성창민 책임연구원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도핑 검사에 적용함으로써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포츠 윤리와 공정성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정밀의료와 유전자 진단 기술의 핵심 기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정밀의료는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 방식이다.

연구원이 말한 것처럼, 도핑은 스포츠 윤리와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이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한다면 도핑 여부를 보다 정확히 밝혀내고,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장려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은 혈액과 빠른 검사 결과로 의료 분야에서도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기대된다. 또한, 앞으로 이 기술은 학교나 스포츠 대회에서 도핑 검사를 간편하게 진행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고, 감염병 조기 진단에도 적용돼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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