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의 미래
오가노이드 활용으로 신약개발 가속
백신 및 치료제를 연구 개발에 도움
국내에서도 이미 장, 간, 심장, 피부 등 개발
[객원 에디터 2기/ 오재원 기자] 오가노이드(organoid)는 줄기세포 및 장기 기반 세포를 배양해 인간 장기의 구조나 기능을 재현한 차세대 기술로써 ‘장기’를 뜻하는 organ과 ‘유사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oid의 합성어이다. 복잡한 생체 장기를 모방했기 때문에 유사 장기 또는 미니 장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첫 오가노이드는 네덜란드의 한스 클레버(Hans Clevers) 후브레히트연구소(Hubrecht Institute) 교수팀이 2009년에 개발했다.
현재, 미확인된 신종 바이러스나 질환의 치료법에 대해서는 신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쉽사리 임상시험에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도를 조금은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오가노이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한다면 기존 신약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의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임상시험이다. 대부분의 경우 동물을 이용한 비임상시험을 거친 후 인간 대상 임상시험을 시행하는데, 이때 오가노이드 장기를 이용해 임상실험을 한다면 훨씬 더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연구하고 백신 및 치료제를 연구 개발할 때도 이러한 오가노이드 연구가 큰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받는 신장, 폐 등 신체 조직을 오가노이드로 구현하여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확인하고 치료제의 약효를 입증하는데 활용했다.
동물실험 단계의 효능성 및 독성 실험은 정확도가 낮을뿐더러 임상에서의 예측 성공률도 낮다. 예를 들어 항암제의 경우 약 8% 정도만이 동물실험 통과 후 성공적으로 임상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스피린 또한 인간은 큰 부작용 없이 의약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임상시험에서는 동물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 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반대로 비임상시험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없어 임산부들의 입덧 치료제로 사용됐지만 이후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이 드러나며 판매가 중지된 탈리도마이드라는 약물 사례도 있다.
현재, 오가노이드는 인간 세포를 재구성해 만든 만큼 동물을 활용한 기존의 비임상시험보다는 더 목표에 근접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있어 안전성과 유효성 판단에 있어 더 효과적이기 뿐만 아니라 동물실험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끊임없이 제기되던 윤리적인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가노이드 기술은 뇌, 폐, 장부터 눈물샘, 침샘 등 세부적인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미 장, 간, 심장, 피부 등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티앤알바이오팹에선 지난해에 미세한 부분까지 구현을 해낸 간세포, 혈관 조직 등 다양한 오가노이드 개발을 해오고 있다. 또한, 10일, 국내의 줄기세포 전문 기업인 코아스템은 3차원 뇌 오가이드 구사 방법과 그의 용도에 대해 특허를 요청하고 있다. 그와 함께 강스템바이오텍, 툴젠 등의 기업과 기초과학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등의 연구기관들에서의 신약개발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더 인사이트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의 정밀 의료시대 전환을 가속시키는 오가노이드 시장의 규모는 2027년까지 약 5배가 넘게 성장할 것이며, 특히 기초 연구개발 및 신약 후보물질 탐색 분야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가노이드는 신약개발과 세포치료제 및 인공 바이오 장기 개발 등 차세대 치료기술 개발에서 잠재적 활용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체 시스템을 대체할만한 수준의 기능성 오가노이드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의 오가노이드는 아직 인체 장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상용화가 실행되면 잠재력이 무궁한 분야인만큼 빠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