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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이코노미] 페트로달러(petro-dollar)의 흐름: 중동 주요 투자청들의 방향성

< PIXABAY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윤서준 기자] “나의 아버지와 조부는 낙타를 타고 다녔고 나와 내 아들은 랜드로버를 몰고 다닌다. 내 아들의 아들도 랜드로버를 몰겠지만 그의 아들은 다시 낙타를 타고 다닐 것이다.”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전 총리 Rashid bin Saeed Al Maktoum이 석유의 의존한 부의 한계에 대해 경고한 말이다. 오늘날 아랍에미레이트를 포함한 많은 중동국가들은 국토에 매장돼있는 석유를 바탕으로 막대한 부와 힘을 쥐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석유가 고갈됨에 따라 모두 사라질 것이고 그것은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현재 수요를 따라간다면 40~50년 후에 석유가 고갈된다. 석유는 긴 시간에 걸쳐 생성된 매우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석유의 고갈은 늦출 수는 있어도 완전히 막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많은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를 대체할 수입원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기사에서 아부다비 투자청(ADIA)과 카타르 투자청(QIA)의 최근 투자지출을 분석해 고갈될 석유를 대체할 그들만의 전략을 살펴보자.

1976에 설립된 아부다비 투자청(Abu Dhabi Investment Authority)은 세계 3위 규모의 국부펀드이다. 아부다비 투자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산의 80%를 외부 펀드 매니저에게 위탁하여 대규모 부동산 투자를 감행했다. 초기엔 세계 최대 부동산 소유주로 등극하기도 했지만 투자청이 펀드 매니저에게 돈과 통제권을 넘긴 후 그들이 내리는 결정을 적극적으로 감독하거나 조종할 수 없어짐에 따라 투자 방향성을 잃었다. 최근엔 네덜란드 연금기금 등 유사한 펀드들과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하여 직접 투자하거나 분야 전문가와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0년대에 들어서는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트렌드에 집중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과 재택근무의 증가를 반영해 사무실 관련 투자를 줄이고 주거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PERE(Private Equity Real Estate)에 따르면 ADIA는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주거 시설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예측해 아시아 데이터 사업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투자했으며 미국 조지아주 애선스에 있는 학생 전문 업체 Landmark Properties가 관리하는 35억 달러 규모의 학생 숙박 시설에 5억 달러 이상을 제공했다.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은 2005년 전 국왕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에 의해 카타르에서 생산하는 석유와 천연가스로 번 이익을 관리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되었다. 카타르 국가 비전 2030은 국가 경제를 석유 산업 기반에서 카타르투자청의 투자 기반으로 옮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QIA의 운영자산은 4500억 달러로 세계 8위의 국부펀드 규모를 자랑한다. 2021년을 기준으로 카타르 투자청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사모펀드(소수 투자자들에게 돈을 모아 채권/부동산 등에 투자)와 상장 주식에 투자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QIA는 아시아나 미국과 같은 성장 시장에 스타트업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QIA는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인도의 교육 스타트업 기업인 Byju’s에 약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2021년에는 미국의 결제 처리 스타트업인 Stripe의 펀딩 라운드에 참여해 약 6억 달러 가량의 투자금 중 일부를 조달했다. 

결론적으로, ADIA와 QIA의 최근 투자 전략은 석유 자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로, 중동 국가들이 경제를 다변화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부동산에서부터 첨단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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