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이코노미]한 사람이 바꾸는 경제: 스위프트노믹스
[위즈덤 아고라 / 윤서준 기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대통령이나 정치인, 혹은 유명 브랜드의 사장과 같은 많은 이름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묻는다면 일관된 답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로 미국의 팝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이다. 자신의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하며 그래미 어워드 앨범상을 4번 수상한 최초의 아티스트이자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도 선정된 그의 인기는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음원 부분에서 빌보드 핫 100 탑 10을 모두 자신의 곡으로 채웠고, 스포티파이 역사상 가장 많이 재생된 가수이며, 애플뮤직 역대 최초 진입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2억 장 이상의 앨범세일즈를 기록하고 있다.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
스위프트와 경제를 합친 미국의 신조어다. 스위프트가 공연하거나 방문하는 곳마다 쇼핑몰과 식당, 호텔 등의 매출이 늘어나는 경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의미다. 그는 올해 투어 공연으로만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3700억 원) 매출을 기록한 슈퍼스타이다. 이런 경제효과의 주요 원인은 스위프트의 팬덤인 스위프티(Swiftie)들의 소비력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여행협회는 2023년 스위프트의 미 전역 공연으로 간접지출을 포함한 경제효과가 총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관객들이 투어를 따라다니며, 각 지역에서 지불한 호텔과 식사 등 지역경제에만 1인당 평균 1300달러(약 173만 원)를 제출했는데 이는 다른 콘서트에서 지출한 평균 300달러(약 40만 원)와 비교해 4.3배 더 많다. 이외에도 미 연방준비제도는 필라델피아의 5월 호텔 매출이 스위프트의 콘서트로 인해 팬데믹 이후 가장 호조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스위프트의 영향력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싱가포르에서는 스위프트의 콘서트 유치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포인트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싱가포르 현지매체 CNA방송에 따르면 싱가포르개발은행(DBS) 경제학자 추아 한 텡은 스위프트의 공연이 이번 분기 싱가포르 경제에 약 3억~4억 싱가포르 달러(약 2960억~394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분기 GDP 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리는 수준이다. 그는 “스위프트 공연으로 싱가포르 숙박과 식음료, 소매 부문이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스위프트와 같은 대형 스타의 공연은 팬들을 세계 각지로 끌어들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스위프트는 지난 2~9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했다. 이번 월드투어 기간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서만 공연을 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주변국에서 몰린 팬들로 호텔·항공 수요가 최대 30% 증가하는 등 ‘스위프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CNN방송도 영국 통계청(ONS)이 성명을 통해 올해 인플레 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700여 개 상품과 서비스 목록에 LP판을 새로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LP판이 인플레 산정 품목 목록에 포함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영국음반산업협회(BPI)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내 LP판 판매량은 610만 장으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판매량 대부분은 스위프트의 ‘1989’ 앨범이었다.
이렇게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적 업적뿐만 아니라 ‘스위프트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적 영향력은 그녀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지역경제를 넘어서 한 나라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지역 경제나 기업은 재정적 성장을 위해 스위프트의 콘서트나 출연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콘서트와 같이 단기 일회성 이벤트에서부터 나오는 경제적 이점만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스위프트의 콘서트 및 관광은 지역 문화 행사나 주 수입원을 대체하여 해당 지역의 독창성을 희석시킬 수 있고, 이 또한 장기적인 경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선 스위프트노믹스의 혜택을 받는 동시에 그 이후에도 지자체들의 지속 가능한 장기적인 계획 설립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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