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위즈덤 네이처] 활발하게 진행되는 노화 치료 관련 약물 개발

<AskUp by Upstag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질병률과 사망률은 노화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노화자체를 치료하는 접근방식이 노화의 증상치료에서 원인치료로 전환되고 있다. 노화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면 건강한 수명(healthy lifespan)이 연장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노화는 지금까지 노화의 특징이라고 불리는 9가지 생물학적 메커니즘 (유전체 불안정성, 텔로미어 마모, 후성 유전적 변화, 단백질 항상성 상실, 거대 자가 포식 장애, 영양소 감지능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세포 노화, 줄기세포 고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 세포 및 분자의 노화를 방지하려면 이러한 생물학적 노화 메커니즘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두 가지 접근방식은 용도변경(Repurposed) 약물과 세놀리틱(Senolytic) 약물이다.

▲라파마이신

라파마이신의 표적은 엠토르(mTOR)라고 불리는 세포의 신호전달 물질이다. 라파마이신은 세포에서 단백질 생산 과정을 조절하는 단백질 mTOR를 억제해 노화를 늦춘다. 엠토르는 세포의 성장과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물질로, 문제가 생기면 암 당뇨 등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처음으로 라파마이신이 노화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2009년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데이비드 해리슨 미국 잭슨연구소 교수는 쥐를 대상으로 라파마이신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망률이 90%인 연령의 쥐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했더니 암컷은 수명이 14%, 수컷은 9% 증가했다.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면 10년 정도 수명이 증가한 셈이다. 연구진은 라파마이신이 칼로리 제한이 수명 연장에 작용하는 기전과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밝혔다. 칼로리 제한은 수명 연장에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유일한 방법이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3000번 이상 인용될 정도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리슨 교수의 논문 이후 라파마이신과 노화에 대한 연구가 계속됐다. 단순히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을 개선하고 근육의 노화까지 막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즉 건강수명이 늘어난 것이다. 엠토르가 증가하면 뇌에 불필요한 단백질이 축적되고 뇌세포 간 연결에도 문제가 생겨 기억 저장 능력이 떨어진다. 여러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쥐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해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리슨 교수의 논문 이후 라파마이신과 노화에 대한 연구가 계속됐다. 단순히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을 개선하고 근육의 노화까지 막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즉 건강수명이 늘어난 것이다. 엠토르가 증가하면 뇌에 불필요한 단백질이 축적되고 뇌세포 간 연결에도 문제가 생겨 기억 저장 능력이 떨어진다. 여러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쥐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해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근육의 양도 달랐다. 라파마이신을 투여한 쥐는 근육량이 유지됐지만, 그렇지 않은 쥐에게서는 근육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정강이 근육과 발가락과 이어져 있는 장지신근 등 다리 근육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메트포르민

<A Critical Review of the Evidence That Metformin Is a Putative Anti-Aging Drug ThatEnhances Healthspan and Extends Lifespan, Front. Endocrinol, 2021 –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

메트포르민은 인슐린 민감성 항당뇨병 약물로,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1차 항고혈당제다. 제2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전혀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 혈당 조절을 못하는 제1형 당뇨병과는 달리, 인슐린이 나오더라도 간과 근육에서 인슐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해 혈당 조절이 안 되는 경우를 말한다. 앞선 53건의 연구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은 항당뇨병 약물로서의 치료 효능과 별개로, 암 및 심혈관 질환을 포함해 노화의 가속화에 의한 병리적인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포르민은 분자 수준에서 AMPK(AMP- activated kinase)를 활성화시킴으로써 ATP 수준과 ROS 생성을 감소시켜 항노화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데이터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이 건강한 수명과 최대 수명 모두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메트포르민의 노화 방지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MILES(Metformin In Longevity Study) 및 TAME(Targeting Aging with Metformin)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MILES는 2014년 10월에 시작됐으며, 메트포르민(1700mg/일)이 근육과 지방의 생리학적 및 전사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당 내성 장애가 있는 14명의 노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MILES 시험의 데이터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은 대사 경로, 콜라겐 삼량체화 및 세포 외 기질(ECM) 리모델링, 지방 조직 및 지방산 대사, 미토콘드리아, MutS, MSH2 및 MSH3를 포함해 노화와 관련된 여러 경로를 변형시켰다. 이 같은 결과는 메트포르민이 다양한 노화기전을 표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TAME는 미국 내 14개 센터를 포함하여 3000명의 비당뇨병 피험자를 대상으로 6년 동안 메트포르민(1500mg)을 제공하고 3.5년 이상의 예상 추적기간을 적용할 예정이다. TAME의 목표는 △새로운 연령과 관련된 만성질환의 출현으로 측정한 임상결과 △10m 이상의 보행속도로 측정된 이동성 변화와 같은 기능적 결과 및 인지능력 측정 △염증과 세포노화에 대한 노화 바이오마커 확인 등이다. TAME의 결과는 메트포르민이 당뇨가 없는 개인에서 당뇨병을 제외한 연령 의존성 질병발병 위험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노화자체를 개별적으로 표적화하는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트포르민의 노화 방지에 대해 알아보는 임상시험은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사용을 넘어, 수명을 향상하는 약으로 사용을 촉진해야 하는지 여부에 보다 확실한 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놀리틱 약물

<세놀리틱을 사용한 노화 임상시험 현황 –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세놀리틱(senolytic)은 senescence(노화)와 lytic(파괴하다)에서 만든 합성어로, 신체 내 노화 세포를 없애는 물질이다.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것은 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주요한 방법 중 하나다. 현재까지 46개의 세놀리틱 약물이 확인됐으며, 그중에서 임상시험에 사용되는 중요 약물들은 다사티닙, 케르세틴, 피세틴 등이 있다. 

세놀리틱을 사용한 초기 비임상 데이터는 여러 노화 및 질병 모델에서 가능성 있는 결과를 나타냈다. 다사티닙과 케르세틴의 병용요법은 자연적으로 노화된 쥐에서 심장기능을 개선시켰고, 방사선에 노출된 쥐에서는 운동능력을 향상시켰다. 가속 노화된 쥐에서는 노화 관련 기능장애를 지연시켰다. 

세놀리틱의 첫 번째 인체 대상 임상은 특발성 폐질환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다사티닙과 케르세틴 병용요법으로 환자를 치료한 결과, 신체기능 장애가 완화됨을 확인했다. 

이밖에 세놀리틱은 당뇨병성 신장 질환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노화세포를 감소시켰으며, 최근 알츠하이머 질환에 대한 임상 1상 시험도 완료됐다. 세놀리틱의 첫 번째 임상시험으로 안전성과 초기 효능 데이터가 제공되면서 이후 다양한 실험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인간의 노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mTOR 억제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 피부과 피부 개선 및 노인의 전반적인 면역 기능 개선을 유발하고, 세놀리틱을 사용한 시험은 특발성 폐섬유증, 당뇨병 및 신장 장애가 있는 피험자에서 유망한 노화 개선 데이터를 보여줬다”라고 정리했다. 

이어 “인간의 노화를 표적으로 하는 임상시험은 지금까지 제한된 결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노화과정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 및 건강한 노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도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노화를 표적으로 하는 것이 기존의 동물모델에서 인간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위즈덤 네이처]과거부터 현재까지 연구되고 있는 치료법은 인류의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치료법에 대한 소개와 분석을 통해 질병과 변화 발전하는 의학기술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김규인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 다양한 치료법을 만나 보세요.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