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네이처] 삼중수소가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후쿠시마 원전수 방출
삼중수소는 무엇인가
삼중수소가 생물에 미치는 영향
[위즈덤 아고라 / 하민솔 기자] 처참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어느덧 10년이 넘은 지금, 후쿠시마는 여전히 멈춰져 있다. 지역주민들은 대부분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후쿠시마 마을들의 입구는 여전히 방사복을 입은 사람들의 통제를 받고 있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수치는 역시 정상적 수치를 훌쩍 넘는 숫자를 보이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에는 여전히 원전사고를 수습하고 남은 원전수와 원전 쓰레기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최근에 일본 정부가 원전수를 바다로 방출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원전수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에 대하여 검증받은 보고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에서 강도 9.0의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해안 지역인 후쿠시마에서는 쓰나미가 발생하였다. 후쿠시마에는 제1원 전에 있는 6개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었다. 쓰나미로 인하여 정전이 되어서 비상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외부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원자로 6기 중에서 1, 2, 3호기에서는 노심용융이, 원자로 안에서 핵연료 노심이 과열돼 녹아내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고, 1, 3, 4호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국제원자력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단계를 기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는 시설 내 용수를 고농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켰다. 이에 대해서 도쿄 전력은 원자로 연료봉을 식히기 위해 사고 당시부터 현재까지 냉각수를 투입해 왔다. 또한 수소 폭발로 인하여 인근 토양까지 오염되었다. 때문에 현재 후쿠시마에서는 주변 지역의 방사능 오염 정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원전 내부에서는 냉각수와 방사성 연료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원전사고 수습 당시 발생한 원전 쓰레기들이 현재까지도 계속 배출되고 있다. 원전수를 처리하는 방안은 많이 제시되었지만, 도쿄전력이 선택한 방법은 원전수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거쳐서 바다로 방출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사고 수습 당시부터 꾸준히 냉각수를 투입해 온 결과, 매일 원전에서는 오염수가 생성되었는데, 이는 현재까지 1000여 개의 탱크에 저장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승인을 받아 받아서 폐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원전수에서 모든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채 방류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원전수 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아직까지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기준치 보다 낮은 농도로 삼중수소를 희석해서 방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원소들 중에서도 매우 불안정한 원소이며 방사선의 한 종류인 베타선을 방출한다. 삼중수소는 주로 우주에서 쏟아지는 우주방사선이 대기에 충돌하면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다. 삼중수소는 산업적이나 기술적으로는 매우 귀한 물질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다. 삼중수소는 방출하는 베타선의 에너지가 작아서 인체에 직접적으로 투과는 못하지만, 체내에 들어가게 되면 몸 내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며 피폭을 일으킨다.
몇몇 과학자들은 삼중수소의 농도가 낮을 경우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독립적 현장 분석” 결과, 방류된 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방류 상한으로 설정한 리터당 1500베크렐보다 훨씬 낮았다”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상한인 리터당 1만베크렐보다 6배 낮은 수치다. 포츠머스 대학의 제임스 스미스 환경 및 지질학 교수는 정화 처리 후 희석되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이 물을 마실 수 있다”라고도 밝혔다. 또한 이바라키대학의 유지 교수는 “물 상태의 삼중수소가 생물농축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히며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은 몸에 흡수되지만, 24시간 내에서는 우리 몸속의 체액 중에 거의 균등하게 퍼진다는 연구 결과다. 또한 약 10일 동안 50%의 삼중수소가 소변이나 대변 등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과학자들은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하와이대학 해양 생물학자 로버트 리치먼드는 “방사선학적, 생태학적 영향 평가가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해당 평가에서 오염수·퇴적물·유기체에 무엇이 유입되는지 감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감지하더라도 이를 제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 일단 밖으로 나온 지니를 다시 병에 넣을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티머시 무쏘는 2023년 4월에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을 다룬 논문을 발표했다. 무쏘 교수는 “삼중수소는 저 에너지어서 외부에서는 피부도 투과하지 못하지만, 생물 체내에 들어가면 고에너지 감마선보다 두 배 이상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은 순간적으로 DNA나 세포에 영향을 미치면서 곧바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투과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삼중수소 베타선은 세포조직이나 장기 내부를 벗어나지 못하고 집중적인 내부 피폭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쏘 교수는 저준위의 삼중수소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 역시 설명했다. 먹이사슬을 통하여서 어패류 등을 거쳐서 인간의 건강에도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발표다. 그는 도쿄전력이 “폐사 여부와 발육 상태, 삼중수소 농도 등만을 살펴보는 현재 방식은 과학적 상식에 비춰 보여주기식 연구에 그치고 있다”라고 평가하며, “대상을 오염수에 노출될 수백 종의 생물로 확대하고, 주기적으로 유전 정보를 채취해 비교하며, 초국경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의 생물학 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원전수 방류에 대하여 도쿄전력과 IAEA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원전수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그리고 심지어 일본 내에서도 원전수 방류에 대한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