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위즈덤 네이처] 모든 환자들의 희망, 줄기세포 치료법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 >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줄기세포 치료법은 당뇨병,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 특히 희소난치병으로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는 치료법이다. 소아 조로증을 앓고 있는 홍원기 군은 보통 사람들보다 노화 속도가 7배가 빠르다. 조로증은 800만 명중 한 명이 걸리는 희소병으로 노화 속도가 빨라 사망 시기 역시 빠르며 평균 수명이 15세밖에 되지 않는다. 

< 홍원기 군이 운영하고 있는 채널, ‘욘니와 치애’ 유튜브 갈무리 >

소아 조로증의 원인은 Lanmin A라는 유전자에 있다. Lanmin A는 세포를 이루는 주요 단백질로 돌연변이가 생기면 핵이 파괴되면서 독성 단백질인 프로제린의 생성으로 인해 노화가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관절은 뻣뻣해지고, 근육량도 감소한다. 

홍원기 군은 2년 전부터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주입하는 시술을 받고 있다. 난치병 치료 목적이 아닌 항노화 시술이지만, 홍원기 군은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줄기세포 시술 이후, 피부가 밝아지고 머리카락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또한 근육이 소실되고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홍원기 군에게 큰 희망이 된 것이다. 

줄기 세포(stem cell)란 아직 분화가 되지 않아 다른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이 세포는 자가 복제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몸을 구성하는 210여 가지의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이다.

줄기세포의 종류는 크게 배아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그리고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아를 통해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성 줄기세포이다. 하지만 배반포 단계의 수정란에서 형성된 전능세포이기 때문에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연구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안정성과 비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이에 비해 성체줄기세포는 주로 지방, 태반, 골수, 제대혈 등에서 채취가 가능해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 성체줄기세포란 개체가 자라면서 손상된 세포를 대체하고 새로운 세포를 공급하는 다분화성 줄기세포이다. 장점으로는 본인 세포를 이식하기 때문에 면역학적 거부반응 없으며 윤리적 문제가 없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줄기세포 증식의 한계가 있으며 쉽게 줄기세포성을 상실한다. 

마지막으로 유도만능 줄기세포(iPS cell)는 배아줄기세포처럼 신체 어느 조직으로도 분화가 가능한 세포이다. 이 세포는 만능 분화능력(Pluripotency)을 가지고 있지 않던 분화된 세포들이 인위적인 역분화 과정을 통해 만능 분화능력을 가지도록 유도된 세포들을 말한다.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06년에 쥐의 창자 세포로 이를 증명했고, 2007년에는 인간의 피부 세포로 iPS세포를 개발하여 과학 잡지 Cell에 발표했다.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환자 본인의 DNA와 일치하기 때문에 자가 면역이 일어날 확률도 매우 낮고 배아를 파괴하지 않아 윤리적 문제도 없기 때문에 현재의 연구 방향은 모두 이쪽을 초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계속 분열하기 때문에 암세포로 변형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연구자들은 기초 연구에서 임상실험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고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세 차례의 임상시험을 한 뒤 일본 후생성의 복잡한 승인까지 통과해야만 한다. 따라서 병원에서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치료를 받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왼)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 전 뇌 신경, (오)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 후 뇌 신경. 뇌 신경이 발달된 모습을 볼 수 있다. – KBS 다큐 인사이트 제공>

뇌성마비 환자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나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김민영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냉동보관중이던 공여자의 줄기세포를 분리해 소아 환아들에게 이식했으며 이와 동시에 적혈구 생성인자를 함께 주입했다. 그 후, 환자 스스로 몸을 일으키고 팔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며 인지능력도 개선되어 일상 대화가 가능해졌다.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 후 뇌신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인지능력과 연결되는 뇌신경이 더 많이 생겨난 것이었다. 뇌성마비는 다른 뇌의 손상과는 다르게 다치고 나면 염증이 심하게 남아있는데, 제대혈 줄기세포가 그런 염증으로부터 신경을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세포가 보호됨으로써 뇌성마비 환자들의 뇌신경이 좋아진다.

<(왼) 줄기세포 치료 전 무릎 관절, (오) 줄기세포 치료 후 무릎 관절. 새로 자라난 연골 부위를 볼 수 있다 – KBS 다큐 인사이트 제공>

또한 퇴행성 관절염 4기를 진단받은 환자도 줄기세포 치료를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손상된 무릎 관절에 피부를 절개한 뒤에 무릎뼈에 작은 구명들을 내어 제대혈에서 추출해서 만든 치료제를 채우듯 바르는 수술이었다. 수술 2년 후 MRI 촬영한 결과, 연골이 정리된 상태로 다시 자라났다. 

아직 줄기세포 치료가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 치료법이 없어 심리적 고통을 받는 환자들에게는 희망이 되는 치료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윤리적 문제와 돌연변이로 인한 위험성이 없는 줄기세포 치료법의 희망은 환자와 과학자들 모두에게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위즈덤 네이처]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구되고 있는 치료법은 인류의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치료법에 대한 소개와 분석을 통해 질병과 변화 발전하는 의학기술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김규인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 다양한 치료법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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