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네이처] 뇌는 어떻게 우울증과 관련되어 있을까?
[위즈덤 아고라 / 하민솔 기자]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OECD 연령 표준화 자살률이 23.6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10대에서 30대까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우리나라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여중생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보도되었으며 닷새 전인 16일에는 여고생 B양이 SNS 라이브 방송을 켜둔 채 빌딩에서 투신을 하는 사건이 알려져 전국을 큰 충격에 빠졌다. 여고생 B양은 평소에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우울증 갤러리에서도 활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소화불량, 두통, 과호흡, 가슴 답답함, 피로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되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우울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우울증은 쉽고 빠르게 발견하지 못하기도 한다.
만일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하며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지장이 온다면 우울증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
우울증은 뇌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을까?
먼저 우울증은 어떻게 유발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이때 급상승하게 된다. 코르티솔은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며 뇌활동을 조절하기도 하며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코르티솔이 장기간 동안 높은 농도로 유지된다면 ‘세로토닌 뉴런’의 활성이 저하되면서 우울증을 유발한다.
우울증이 걸린 사람의 뇌는 정상적인 사람의 뇌와 다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울증과 가장 주요하게 관련되어 있는 뇌 부위는 전두엽과 편도체, 그리고 해마가 있다.
우울증은 전체적인 뇌 기능을 저하시키는데 특히 전두엽의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두엽은 우리 뇌의 앞쪽에 위치해 있으며 판단과 사고, 계획, 억제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우울증이 오게 되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고, 삶의 의욕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되면 억제 등의 기능을 잃어버린 전두엽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편도체는 즐거움이나 두려움 같은 정서적 반응을 담당하는 뇌 부위이다. 편도체는 감정과 관계가 가장 많은 부위로 분노, 쾌락, 슬픔, 공포 등을 관장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들은 과도한 코르티솔이 분비되기 때문에 코르티솔에 노출된 편도체가 비대해지고 예민해진다. 이 또한 수면과 활동 패턴의 장애를 일으킨다. 그 이유는 편도체가 커지고 과민해지면서 다른 뇌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활성되기 때문이다.
해마는 뇌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억을 저장하고 코르티솔의 생성을 조절한다. 해마는 장기기억, 회상에 중요한 뇌 부위이다. 호주 국립대 연구팀은 2020년도에 우울증 환자 5934명과 건강한 사람 4911명의 뇌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들의 해마 크기가 정상 해마보다 3% 정도 작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에 새 신경세포의 생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치료하기에는 약물치료인 항우울제가 있으며 정신 치료 역시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에는 환자의 자발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환자가 자신이 우울증을 견뎌내고 치료를 받아 다시 행복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즈덤 네이처] 인간의 심리는 뇌의 다양한 영역과 상호작용하며 형성됩니다. 뇌 과학과 인간의 심리의 밀접한 연관성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하민솔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 뇌과학과 심리학의 세계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