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네이처]환경과 영양소 지킴이, 미생물 푸드테크!
[위즈덤 아고라 / 장석현 기자]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가파르게 증가하는 인구에 따라, 식량위기는 더욱더 위협적인 걱정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의 농업 시스템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많은 산림이 가축들이 먹을 사료를 위한 땅으로 개간되고, 가축들로부터는 많은 양의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식량 생산성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이 오히려 식량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끊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대체식품 확보가 필연적이다. 또한, 범국제적으로 동물성 지방 식품의 섭취로 인해 증가하는 만성질환 발병률도 무시할 수 없으며, 미생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들의 개발도 점차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다.
요즘, 식품 산업 내의 다음 혁신을 이끌 방안으로 ‘푸드테크’가 많은 국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Food’와 ‘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는 식품산업에 4차 산업 혁신 기술이 접목된 신산업 분야로, 특히 미생물을 접목시킨 푸드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료 가공은 푸드테크의 시장성을 뒷받침할 매우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 네이처스파인드(Nature’s Fynd)
미국 시카고를 본사로 둔 네이처스파인드는 위의 사진과 같이 곰팡이로 만든 햄버거 대체육 패티와 크림치즈를 출시하였다. 해당 스타트업은 2009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고온에서 활동하는 극한미생물인 호극성균을 조사하다 플라보라피스(Flavolapis)라는 푸사리움 균주를 발견했으며, 많은 연구 끝에 해당 균주를 식용이 가능하고 영양이 풍부한 단백질로 배양하는 발효 과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균주는 얇은 실 모양으로 자라면서 서로 얽혀 근섬유와 유사하게 생긴 식용 단백질 덩어리를 이룬다. 네이처스파인드는 해당 단백질을 파이(Py)라고 이름 지었으며, 식이섬유와 칼슘 등,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아미노산 20종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다만, 아직까지 이것을 제품으로 만들어내기까지는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 5에서 6달러 사이로 가격이 책정된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에 반해, 네이처스파인드는 ‘크림치즈와 패티 아침세트’를 14.99달러에 시장에 내놓았다. 다만, 두 배이상으로 비싼 가격에 측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맛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기존의 콩 같은 ‘식물 기반 대체육’이나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 등이 존재했었지만, 곰팡이 대체육이 특히나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존 대체육 생산보다 더 환경친화적이기 때문이다. 배양육 버거 패티를 생산하는 임파서블푸드에 따르면, 자신들의 임파서블 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사육방식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고기 패티보다 96% 적은 토지, 87% 적은 양의 물, 89%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밝혔지만, 네이처스파인드는 이보다도 더 적은 99% 적은 토지, 87% 적은 양의 물, 99%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점 덕분에 해당 스타트업은 지금까지 총 1억 58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조성했으며, 앞으로 치킨 너겟, 핫도그, 초콜릿 무스 등의 식품 등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 에어프로틴(Air Protein)
미국의 에어프로틴이라는 스타트업은 공기 중에 퍼져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대체육을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이다. 말도 안 되는 기술 같지만, 이미 ‘에어미트(Airmeat)’라는 제품을 출시하는 데 성공했으며, 더 놀라운 점은 사실 미국 NASA의 폐기된 연구에서 영감을 얻게 되어 개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소련과의 우주경쟁이 한창일 1960~70년대에 NASA는 장거리 우주여행을 가능케 하기 위해 ‘수소독립영양생물(Hydrogenotrophs)’이라는 미생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식량을 생산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수소독립영향생물이란,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탄소원으로 사용해 스스로 영양물질을 합성해 살아가는 박테리아다. 이때 ‘폐쇄 루프 탄소 순환 개념(Closed Loop Carbon Cycle Concepts)’이라는 원리를 적용했다. 우주비행사가 날숨을 쉬면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우주선 내부에 설치된 기계로 포집하고 미생물에 먹여 성장시킨 다음, 해당 미생물을 영양분 식품으로 변환시킨다는 원리인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비용과 기술력 부족으로 프로젝트가 폐기되었지만, 에어프로틴 측은 해당 개념을 개조해 인체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식물들이 이산화탄소, 물과 햇빛을 이용해 포도당을 만드는 것처럼, 수소독립영향생물, 이산화탄소, 물과 햇빛을 이용한 광합성을 통해 단백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란 탄화수소체를 일련의 건조과정을 거쳐 말리면 단백질 함량이 80%가 넘는 고단백 가루가 만들어지며, 이를 음료나 음식에 타먹을 수 있다고 한다. 에어프로틴은 현재 공장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미생물 배양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력은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에어프로틴은 기존 축산업과는 달리 가축 사육과 경작지가 필요 없는 것은 물론이고 위치 상관없이 전 세계 어디서든지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과 친환경성을 강조했으며, 세계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육류 회사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 지바이오틱스(ZBiotics)
스타트업 지바이오틱스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적용한 미생물로 숙취두통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였다. 알코올은 간에서 모두 대사 되지 않고 장으로 내려오는데, 장은 알코올 부산물인 아세트알데이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매우 심한 숙취 후 두통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푸드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미생물을 활용한 푸드테크 기술도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제품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나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영양 성분을 자유자재로 디자인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식단도 제공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발전에 힘입어, 미생물 활용 기술도 더욱 발전해 더욱 다양한 푸드테크 분야에도 접목되고, 우리나라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희망한다.
[위즈덤 네이처] 우리 몸부터 자연까지,‘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능력자,’ 미생물의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장석현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 미생물의 세계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