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위즈덤 네이처]빙하, 인류 삶의 터전을 결정한다

빙하의 환경적 중요성

이상 기후가 일어나는 이유가 있다?

빙하가 녹으면 인류에게 불어닥칠 재앙들

<출처: Behance-지구가 녹는 모습을 표현한 일러스트 >

[ 위즈덤 아고라 / 김정서 기자] 

“인류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100년 안에 지구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말은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남긴 말이다. 그가 이런 말을 남긴 이유는 인류는 현재 대자연을 망가뜨리고 있으며, 이는 북극과 남극의 빙하 녹아내림 현상에서 여실히 보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지구가 처한 위험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현재 걸어가고 있는 길이 녹아내리는 빙하 위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 기사를 읽는 여러분 모두 북극곰의 서식지가 없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꽤 오래전부터 들었을 것이다. 북극의 만년설, 즉 빙하들이 녹아 없어진다는 것은 현재 북극곰을 포함한 북극의 해양 생태계가 생존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 북극곰 해양 생태계 전문가 그룹은 높아지는 지구 온도로 인해 먹이 사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먹이 사냥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은 북극곰은 다른 공격에 취약하기 마련이고, 이는 종 개체수 감소로 이어진다. 한 암컷 북극곰은 먹이를 찾기 위해 관측 사상 최장 기록인 9일 동안 차가운 북극 바다 687km를 헤엄친 것이 전해졌다. 해당 암컷 북극곰이 이동한 거리는 서울에서 일본 오사카 근접 위치까지 이동한 정도로 긴 거리이다.

<출처: iStock-빙하가 떨어지는 모습>

지속적으로 언급이 되는 단어, ‘빙하’란 무엇일까? 빙하란 지국의 특정 지방에서 수년간 떨어진 눈의 덩어리가 쌓여 육지의 일부를 덮는 두꺼운 얼음층을 말한다. 빙하 또는 해빙의 두께는 북극의 건강을 확인할 때 관측하는 요소이다. 해빙이 두껍다면, 얼음이 단열재로 작용하면서 겨울에는 대기가 따뜻해지는 것을 막고 여름에는 햇빛으로부터 바다를 작용하면서 겨울에는 대기가 따뜻해지는 것을 막고, 여름에는 햇빛으로부터 바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북극 해빙의 두께가 심각하게 얇아지고 있다. 즉, 인류는 지구의 단열재를 급격한 속도로 잃어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2018년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었다. 그래서 기상학자들은 그해 겨울에 엄청난 한파가 닥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빗나가며 그해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았다.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고 기온 변동 폭이 더 커지며 인류가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 상황은 인류가 환경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닥칠 큰 재앙의 작은 파편일 뿐이다. 2018년 북극점(지축의 북쪽 끝) 기온은 한 때 영상 2도로, 평균보다 30도나 높았다. 얼음 면적이 점점 최저를 기록하며, 수만 년 된 ‘최후의 빙하’도 녹아내리고 있다. 이 추세가 진행된다면 20년쯤 뒤 여름 북극에선 빙하를 아예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출처: 노컷뉴스-지구온난화가 일어나는 과정>

지구의 이상 기후 원인 중 하나는 북극이 ‘고장’ 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은 해류(일정한 방향과 속도로 이동하는 바닷물의 흐름)와 대기를 순환시켜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지구의 에어컨’ 역할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의 에어컨’은 다른 지역에 비해 2~3배 더 빠르게 데워지고 있다. 이 현상을 ‘북극 증폭’이라 하는데, 햇빛을 반사하던 눈과 빙하가 녹아 없어지면 바다가 열기를 그대로 흡수하고, 데워진 바닷물 때문에 더 많은 빙하가 녹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때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에너지와 수증기는 기온 상승을 더 가속하며, 수분을 머금은 찬 공기가 남하(남쪽으로 내려감)하면서 폭설과 폭풍 등의 자연재해를 만들어 낸다. 

이상 기후는 지구촌 곳곳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증가한 위험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 미국에서는 ‘폭탄 사이클론(순식간에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시속 100km가 넘는 강풍에 체감 기온은 영하 69.4℃까지 떨어지는 등 폭설과 한파가 뒤섞여 북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풍으로 기록되었다. 2017년 러시아는 영하 41도라는, 120년 만의 최악의 겨울을 겪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 위기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한국 서울은 시베리아보다 더 추워진 겨울 날씨로 여러 가지 난항을 겪기도 했다. 

빙하의 녹음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은 많다. 앞서 언급한 날씨 외에도 해수면 상승 문제, 해류 순환에 미치는 악영향, 그리고 바이러스의 창궐 등이 있다.

 <출처: <투모로우>의 영화 장면 갈무리>

해수면 상승 문제는 영화 <투모로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기후 위기의 문제점이다. 빙하가 녹으면 바다로 물이 유입되면 물이 따뜻해지기에 부피가 팽창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2100년쯤에는 해수면이 6.5cm에서 최대 3m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3m 작은 숫자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해수면이 1m만 상승해도 뉴욕, 런던, 베니스, 시드니, 상하이, 도쿄 등의 주요 도시들이 침수 위기를 맞고, 한국 역시 여의도 300배에 달하는 면적이 침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도 3m 해수면 상승이 작은 숫자처럼 느껴질까? 

기후 위기는 해류 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적도 부근의 따뜻한 물은 해류를 통해 북반부로 이동하고 또다시 적도로 내려오는데, 이를 통해 북반구는 더 차가워지지 않게, 적도는 더 뜨거워지지 않게 작용했다. 해류 순환은 바닷물 속 염분의 밀도 차이를 통해 가능했지만, 빙하는 염분이 없는 담수로 이뤄져 있다. 빙하가 녹을수록 해류의 순환을 느리게 해 문제가 된다. 실제 지구온난화 영향 때문에 20세기 중반 이후 대서양 해류 순환 속도가 15% 정도 느려졌다. 느려진 해류는 바닷물의 온도에 영향을 주어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나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발생에 영향을 줘 슈퍼 태풍이나 폭염, 한파를 더 많이 발생시킬 수 있다.

인류에게 가장 여실히 느껴질 문제는 빙하에 갇혀있던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일상생활까지도 많은 변화를 느낀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위험하며 치사율이 높은 고대 바이러스가 빙하가 녹음에 따라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러시아 서시베리아 지역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3만 년 전 잠들어 있던 탄저균이 깨어나 인근 순록 2,3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다. 수많은 바이러스가 깨어난다면 인류는 곧바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유엔 환경안전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최대 10억 명의 난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난민 증가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혼란, 식량 문제 등을 불러올 수 있는 문제로, 발생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2100년 최대 2.7 ℃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작은 숫자 같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던 지난 133년간 지구 기온은 고작 0.85℃ 밖에 상승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큰 변화가 다가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구 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99 에서는 잔잔하다가 1를 더하면 물이 끓어오르는 것처럼 극적인 변화의 때)’에 도달하고 있다.”

라고 말했듯, 인류는 지구의 티핑 포인트를 알지 못하지만 근접해 오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닥칠 수많은 자연재해를 대비하면서도 자연재해의 수를 줄일 수 있도록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위즈덤 네이처]생화학이란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이나 생명현상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최근에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라고 하면 모두가 아는 정도로 진화론은 대중화되었습니다. 한 생물이 진화하는 것에 대한 증거로는 이를 구성하는 유전자나 단백질 등의 생화학적 특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생물체가 현재에 존재하기까지 어떤 내외부 환경을 겪어 진화를 했는지 고찰해보는 컬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김정서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의 생화학 속 진화론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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