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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네이처]나날이 증가하는 유산균 소비… 과연 만능일까?

<Ruisco Institute 제공>

[위즈덤 아고라 / 장석현 기자] 코로나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유산균의 소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2021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약 8420억 수준으로, 2015년 1000억 원에서 6년 만에 6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한다. 국내 유산균제품의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해지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시장이 머지않아 1조 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산균이란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생균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며, 장에 도달하여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해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면역증진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유산균이 장 건강에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건강 사실로 알려져 있지만,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유산균이 모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심한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중앙대학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기저질환, 만성질환 등이 있는 사람들은 유산균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급성췌장염환자들은 유산균에 의해 더욱 병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서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이들은 면역력이 심각히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산균이 병원성세균처럼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허약해진 점막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돼 패혈증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진 사례와 장내 세균총에 변화를 일으켜 균혈증을 일으킨 사례 등이 보고됐다고 한다.

또한, 유산균은 살아있는 생명체로, 제품이 생산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있는 미생물의 수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유통기한까지 보장되는 유산균의 수를 ‘보장균수’라고 부르는데, 유산균은 생존성에 필수적인 포자(껍질)를 자체적으로 형성하지 않는 일반 세균이기 때문에 보장균수를 늘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단순히 코팅 기술을 이용해 유산균의 생존 기간을 늘리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일정 보장균수를 확보하려면 생산 단계에서부터 엄청난 수의 유산균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는 생산단가가 급격히 높아지게 되는 것은 물론이며, 유산균이 모두 살아있을 것이라는 보장 또한 하기 어렵다.

<종근당건강 제공>

왜냐하면 대다수의 유산균은 위산에 약해 약 90%가 위에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유산균은 장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유산균이 위에서 사멸한 용액이 장에 다다르면 이것이 장에 이미 존재하던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키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몇몇 위산에 강한 유산균을 발효시킨 제품들의 발매가 시작되긴 했다. 예를 들어 종근당건강은 자사의 ‘락토핏 생유산균 코어’ 제품이 프롤린이라는 아미노산을 첨가해 균주의 내산성, 내담즙성, 안정성을 향상한 ‘프롤린 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특허 유산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사용자의 장과 상성이 잘 맞는 균이 아닌 이상, 아무리 좋은 유산균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균들이 장에 머물 수가 없다. 최창환 교수는 유산균을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라고 평가했으며 적극 권장하긴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2006년 스웨덴에서는 건강한 50대 여성이 매일 다량의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을 섭취하다 패혈증 증세를 보이면서 사망했으며, 네덜란드 임상투여 실험에서는 24명의 참가자 모두가 사망하였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미생물 관련 정보를 얻는 수단이 대부분 인터넷으로 한정되다 보니 올바르고 그릇된 정보가 혼재되어 실생활에서도 올바른 적용이 어렵다. 보다 많이 전문가들과 대중들의 소통을 통해 미생물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위험성을 고려해 사균체를 이용한 유산균 제품들이 매우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사균은 면역저하상태에서 생균이 가질 수 있는 부작용이 없어서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장내 미생물을 고려해 맞춤형 유산균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유산균의 대한 열풍적인 인기는 결국에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노력 아닌가? 이런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욱 현명한 소비가 필요할 것 같다.

[위즈덤 네이처] 우리 몸부터 자연까지,‘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능력자,’ 미생물의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장석현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로 미생물의 세계에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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