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별 1호 귀환 작전, 내년 본격화
한국 첫 위성 ‘우리별 1호’ 2034년 귀환
우주쓰레기 수거 위성 발사
[객원 에디터 6기 / 안현호 기자] 2004년 이후 지구와 교신이 끊긴 ‘우리별 1호’ 위성은 임무를 완료했지만 수거할 방법이 없어 30년 동안 계속해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이에 카이스트는 1992년에 발사된 대한민국의 첫 번째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의 귀환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작전이 성공하면 우리별 1호는 우주 쓰레기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이 작전은 지구 주위에 이미 포화 상태인 많은 발사체와 위성들로 인해 우주 쓰레기 수거 기술을 확보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카이스트 연구진은 수거 위성을 300kg 이하의 소형 위성으로 구상하고, 수명은 1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위성들은 초속 7km 이상의 속도로 지구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 따라서 수거 위성은 근접 센서와 추진계를 장착하여 목표물 위성에 접근할 때 근접 센서로 회전 방향과 속도를 파악한 후, 추진계로 방향을 조정하며 도킹을 시도하게 된다.
도킹에 성공하면 목표물 위성을 붙잡아 함께 지구로 귀환시키는데, 대기권을 통과하는 동안 발생하는 마찰열로 인해 두 위성은 소멸하게 된다. 강경인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수거 위성 자체가 하나의 로봇처럼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그물을 비롯한 추가적인 포획 장치를 위성에 장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우리별 1호 귀환 작전은 3단계 중 1단계에 해당한다.
2027년에는 우주에서 포획한 위성이 대기권에서 소멸하지 않도록 특수 캡슐에 담아 떨어뜨리는 기술을 시험하는 2단계 작전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 작전에서 핵심 기술은 5,500도의 마찰열에 견딜 수 있는 열차 폐막을 캡슐 표면에 부착하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현재 열폐차막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단계까지는 목표물을 우리별 1호로 특정하지 않고 위성 포획 기술을 시험하는 데 집중하며, 마지막 3단계 작전에서 비로소 우리별 1호에 접근할 계획이다.
우리별 1호의 귀환 작전이 성공한다면 국내 기술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 처음으로 실증될 것이다. 우주 개발로 인해 증가하는 우주 쓰레기는 현재 활동 중인 발사체나 위성과 충돌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에 각국은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고도 3만 6000km의 정지궤도 위성은 처리 방법이 있다. 수명을 다한 위성은 수백 km 위로 올려 “무덤 궤도”라고 불리는 저축 가능성이 낮은 공간에 모여 있다. 그러나 현재 지구 주위에는 약 9,000여 기의 위성 중 약 80%가 정지궤도보다 낮은 저궤도에 위치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을 무덤 궤도까지 올리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냥 내버려두면 수십~수백 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위성을 처리하는 기술이 절실하다.
카이스트의 작전은 수거 위성을 통해 우주 쓰레기를 지구로 가져오는 방식이다. 반면에 아예 쓰레기를 생성하지 않는 방식도 있다. 카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지구 관측용 큐브위성을 국산 발사체 누리호에 탑재하여 우주로 발사했다. 이 위성은 임무 종료 후 스스로 궤도에서 벗어나도록 설계되었다. 위성 끝에는 작은 박스 모양의 모듈이 부착되어 있으며, 이 모듈에는 봉투와 수소 발생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위성의 전기 신호가 끊기면 수소 발생 장치가 이를 감지하고 알루미늄과 수산화 나트륨을 반응시켜 수소를 생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수소가 주입되면 길이 1m, 너비 한 뼘 정도의 긴 막대 모양으로 펼쳐진다.
수소 봉투가 펼쳐진 상태에서 위성이 움직이면 저항이 증가하면서 속도가 감소하게 된다. 감속된 위성은 25년 이내에 대기권으로 진입하여 소멸하게 된다. 카이로스페이스는 수소 봉투를 단 큐브위성의 위치를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가 제공하는 추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봉투를 이용한 기술은 궤도 이탈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주로테크는 궤도 이탈용 추진기를 개발 중이다. 납작한 금속판 형태의 추진기를 위성 옆에 부착하고, 위성의 수명이 다하면 추진기는 위성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가스를 분사하여 속도를 즉시 감소시키고 고도를 낮추어 떨어뜨리게 된다.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는 돛, 그물, 레이저 빔 등을 활용한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주에서 구현한 나라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도 기술은 있지만, 실증해 볼 기회가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다양한 기술 개발 기회를 더욱 늘리고, 국내 발사체를 이용한 실증 기회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