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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아닌 요노족: 변화한 소비 패턴?

‘아낌없이 구매하는 소비’에서 ‘필요한 것만 사는 소비’로

<Open AI의 Dall.E 제공>

[객원에디터 8기 / 정서현 기자] 전까지는 욜로(You Only Live Once)족, 즉 한 번 사는 인생 후회없이 소비하는 패턴이 2030 세대들의 주 소비 패턴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소비 습관의 ‘요노’족이 등장했다. 요노란 You Only Need One의 약자인데,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최대한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며 과소비를 하던 욜로족과는 달리 자신들의 경제력에 맞추어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알바천국에서 Z세대를 겨냥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이 추구하는 소비 습관에서 ‘요노’ 소비가 71.7 퍼센트를 차지하였고, 추가적으로 외식, 배달음식, 식재료 등 식비에 관한 소비를 가장 줄였다고 답하였다.

 요노족들을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늘어나고 있다. 가성비, 저가제품을 지향하며 지출 자체를 최대한으로 줄이려고 하는 이들의 소비 형태에 맞추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엘스탬프와 합배송 등의 서비스가 있다. 롯데온에서 제공되는 ‘엘스탬프(L. Stamp)’ 는 롯데 계열사에서 30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적립되는 엘포인트(L.Point)를 통해 모으는 스탬프 적립 서비스이다. 특정 개수의 스탬프를 모으면 할인권 등 다양한 리워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홈플러스에서는 ‘마트직송’을 이용할 시 원래 주문에 추가 상품을 합해서 배달을 받아, 배송비를 아낄 수 있는 일명 ‘합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특히 20대 사이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 여러 온.오프라인 스토어에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첫 구매 할인 쿠폰’, ‘설 맞이 혜택’, ‘멤버십 구독 시 추가 혜택 제공’ 등 제품의 가격을 낮춰주거나 최대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전략을 펴고 있다.

 중고품과 관련된 서비스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들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당근마켓도 중고품을 싼 가격에 쉽게 거래할 수 있기에 해당 플랫폼의 인기가 훨씬 높아졌다. 요노족의 합리적 소비와 이를 겨냥한 중고마켓들의 마케팅 전략이 통한 것이다. 또한, 어플 ‘엔카’도  ‘차를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이후에는 다시 판매한다’는 전략을 내세워 요노족의 소비 스타일에 부합하는 광고로 그들의 이목을 끌었다.

중고품 뿐만 아니라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는 ‘테무’나 ‘알리’와 같은 저가 온라인 장터 플랫폼도 인기다. 양질의 제품들은 아니지만 매우 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이와 관련된 SNS 콘텐츠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끔 ‘진주 가방을 구매했는데 DIY라면서 개별 진주들이 가득 들어있었다’거나 ‘캐리어 26인치라고 해서 샀는데 실제 크기는 22인치 정도였다’ 등 사이트의 설명과 다른 제품이 와도 ‘그럼 그렇지’하며 웃어 넘기거나 ‘가격 대비 꽤 괜찮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를 통틀어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점점 높아지는 경제 불안 가운데 나타났다는 가설이 요노족 등장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살고 있기에 더욱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마인드가 굳혀진 것이다. 또한, 젊은 세대들의 길어진 취업난도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15~64세 고용률은 69.8%로 지난 해에 비하여 0.2%정도 증가하였으나, 15~29세 고용률은 46.5%로 지난 해 대비 약 0.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하여 20대 중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쉬었다는 인구는 무려 41만 6000명이나 된다. 이런 장기화된 청년들의 경제 불황으로로 인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현명한 소비를 시행하는 것은 2030 세대들의 자발적 절약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런 장기화된 경제 불황 속에서 요노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 예상된다. 보다 현명한 소비를 중요시하는 그들의 가치관과 지속되는 청년들의 경제의 난 속에서, 앞으로 기업들과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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