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어린이는 제외” .. 문화재청 어린이날 차별 논란

어린이날 외국인 어린이는 제외된 고궁 무료입장 행사

국적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어린이

[객원 에디터 3기 / 김지연 기자] 문화재청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 동반 가족 궁능 무료 개방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행사에서 ‘외국인 어린이’를 제외해 차별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관해 문화재청은 안내문에 관련 내용을 압축해 표현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최근 공개한 ‘5월 궁능 무료·특별 개방’ 안내문에 따르면 5월 5일 어린이날 만 12세 이하의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 2인은 경복궁과 덕수궁, 종묘, 조선왕릉 등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안내문에는 ‘외국인 어린이 제외’ 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해당 안내문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외국인 어린이를 제외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과 함께 비판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이 안내문을 공유하고 “어린이날이라면서 외국인 어린이는 왜 제외인지도 알 수가 없지만 입장하는 모든 어린이들을 상대로 국적 조사를 할 건 아니지 않겠나” 라며 “외모로 ‘한국인으로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을 외국인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짓 안 했으면 싶다”고 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문화재청은 안내문에 관련 내용을 요약해 작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라고 설명했다. 한 문화재청 관계자는 “내·외국인 상관 없이 어린이는 무료인데, 이번 공지는 내국인 어린이의 보호자에 대해서도 무료 행사를 한다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또한 “애초 규정에 구별이 있는 이유는 외국 관광지는 외국인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도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동등한 규정을 두면 안 된다는 의견이 있어서다” 라고 말했다. 

앞선 논란과 함께 평소 궁능 입장에 있어 7세 이상 외국인 어린이는 무료 관람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내국인은 24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차별 논란에 대한 반응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논란이 계속 되자 문화재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관련 규정에 따라 내국인과 외군이에 별도의 궁능 유적 관람료 체계를 적용하고 있었으나, 관련 규정이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나가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됐다” 라며 “내외국인 관람료 규정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며 올해 어린이날은 국적과 연령에 따른 구별 없이 전면 무료입장으로 전환 시행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