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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담배 없는 세대’ 과연 가능할까?

< Illustration by Hae jin Choi (최해진) >

[객원 에디터 6기 / 김서안 기자] 현재 세계 각국이 강력한 금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담배를 살 수 있는 나이를 해마다 한 살씩 높여 미래 세대를 ‘비흡연 세대’로 만들자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지난해 뉴질랜드가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영국도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4일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는 “아이들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려면 애초에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리시 수낵 총리는 “2009년 1월 이후 출생한 14살 이하는 성인이 돼도 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낵 정부는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현행 18살에서 해마다 한 살씩 올려 젊은이들의 흡연이 단계적으로 사라지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이 계획으로 2075년까지 영국 흡연 인구가 최대 17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전체 인구의 약 13%인 약 640만 명이 흡연 인구이며, 영국인 암 발생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흡연이 지목되고 있다. 또한,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약 170억 파운드(206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날 10월 4일(현지시각), 영국 의료계와 보건 전문가들, 금연 운동 단체 등은 수낵 정부의 제안을 일제히 환영했다. 영국 암연구센터 대표 미셸 미첼은 성명을 내어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높이는 것은 최초의 ‘비흡연 세대’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전했다. 

영국에 앞서 지난해 뉴질랜드 의회는 200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이들이 평생 담배를 사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을 통과시켰다. 뉴질랜드와 영국의 정책은 세계적으로 가장 적극적인 금연 정책으로 꼽힌다. 

또한, 프랑스와 포르투갈도 각각 2032년과 2040년까지 ‘담배 없는 세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공공건물 인근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으며, 담뱃세도 올리기로 했다. 캐나다는 2035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로 내년부터 담배 개비마다 경고문을 부착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각국이 담배에 칼을 빼 든 이유는 해악이 분명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매년 약 8,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흡연으로 인한 질병 사망자는 매년 800만 명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담배 없는 세대”에 부정적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바로 흡연자 단체와 담배 업계이다. 흡연자 단체 ‘포레스트’의 사이먼 클라크 이사는 “금연 정책을 실시해도 담배를 피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해외 등 불법 경로를 통해 담배를 구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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