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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중국, 6년 만의 정상회담 재개

심화되는 양안갈등, 영국과 중국의 외교대립

<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이하나)  >

[객원 에디터 8기 / 신승우 기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회담은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8년 2월 이후 6년 8개월여 만이다. 지난 수년간 양국의 관계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과 영국 공공기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 의혹을 둘러싼 갈등으로 냉각됐다. 그러나 올해 7월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엔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하는 등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도 내년 초 베이징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중국과 “진지하고 안정적이며 실용적인 관계를 추구하고자 한다”며 ‘세계 주요 경제 국가와 긴밀한 협력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관계 냉각에도 지난해 기준 영국에 중국은 5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며 영국의 대중국 수출은 2016년 200억 파운드(35조 원)에서 지난해 330억 파운드 (58조 원)까지 증가했다.

이번 영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와 투자 확대를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스타머 총리는 양국 재무장관 간 회담을 제안하며 오랫동안 중단됐던 영중 경제 금융 대화를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주요 경제국과의 협력 강화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또한 트럼프가 당선된 지금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새로운 교역 상대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중 양측은 홍콩, 인권 등 갈등 요인들이 제기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먹구름이 꼈다. 스타머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홍콩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지미 라이의 구금 사례를 직접 거론하며 홍콩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이에 중국 측은 영국 기자들을 회담자에서 강제로 퇴장시키는 등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건으로 양국 간 홍콩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다시 한번 극명하게 드러났다. 영국은 중국의 홍콩 인권 탄압에 우려를 표하며  민주화를 지지하는 입장인 반면에 중국은 홍콩 문제를 자국의 주권 문제로 간주해 외세가 간섭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영중 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들이 논의되었고, 스타머 총리가 제안한 양국 재무장관 회담 개최 등 무역 및 투자 증진 방안은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회담 내용과 스타머 총리의 발언에 대한 중국 측의 반응이 한계로 평가된다. 

향후 영중관계는 협력과 갈등이 공존할 것으로 전장된다. 양국은 경제적 실리를 위해 협력을 지속할 것이나 인권, 특히 홍콩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협력과 갈등 사이에서의 균형을 잡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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