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96세로 서거

마지막까지 사랑받은…. 영국 최장 70년 재위 군주

<Illustration by Junhee Choi 2005 >

[객원 에디터 4기/ 장수빈 기자] 70년의 재위 기간(1952년 2월 6일~2022년 9월 8일)으로 영국 최장 집권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22년 9월 8일 96세로 서거했다. 지난해 코로나 19를 앓은 뒤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던 여왕은 끝내 그녀의 재위 기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영국 왕실은 여왕이 8일 오후(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 위치한 밸모럴성에서 승하하였다고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영국의 국왕으로 즉위해 영연방(영국을 포함한 16개국)과 기타 국외 영토 및 보호령의 군주를 지냈으며 이 때문에 역사 상 왕의 칭호를 가장 많이 가졌던 군주였다. 

전 세계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여왕의 죽음에 각국에서는 깊은 애도와 조의가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와 관련해 주한 영국대사 관저를 방문해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였던 여왕과 동시대의 시간을 공유한 것이 큰 영광이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복을 빌며 영국 국민과 왕실에게 깊은 위로를 표한다’라는 글귀의 조문록을 남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아버지 조지 6세의 서거 이후 25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우리는 엘리자베스 2세 통치 기간 동안 일어난 사건들을 통해 그녀가 왜 ‘살아있는 현대사’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여왕은 즉위 후 서독을 방문하며 영국과 독일의 화해, 즉 유럽 전역을 전쟁터로 만든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렸다. 1997년에는 대영제국의 마지막으로 평가된 홍콩의 중국 반환을 지켜보며 제국의 끝을 지킨 군주였고, 2014년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투표 사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 등 근래 영국의 미래가 달린 커다란 사안들도 그녀와 함께 겪었다. 

여왕은 매주 화요일 총리를 만나 현안에 대해 보고받으면서도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입헌군주제를 몸소 보여주었던 그녀를 영국인들은 ‘마음의 여왕(Queen of Heart)’으로 여겼으며, 역사적인 순간마다 구심점이 되어준 그녀에게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냈다. 

올해 영국 전역에서는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치러졌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왕족’인 여왕의 행사인 만큼 국민들은 이를 각별하게 여기며 축제를 즐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기간은 1000년가량 이어진 영국 왕실 역사상 처음 있는 기록으로 이전까지 최장수 재위 기록은 그녀의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63년 7개월이었다. 재위 기간 동안 윈스턴 처칠(1874~1965)부터 현재의 보리스 존슨까지 총 14명의 총리와 함께 했으며 한국 대통령은 이승만(1875~1965)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여왕의 시대에 집권했다. 미국 대통령 14명, 한국 대통령 14명이 여왕의 시대를 함께한 것이다. 

영국 왕실 내부에서는 “런던 브릿지가 무너졌다”라고 여왕의 서거를 표현하며 서거 이튿날부터 여왕의 장례식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발모랄 성 연회장에서 꽃에 둘러싸여 있던 여왕의 시신은 11일까지 머물다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 있는 여왕의 거주지 홀리루드로 옮겨졌다. 이후 12일 밤 왕실 기차로 밤새 천천히 런던으로 이동, 13일 버킹엄궁에 도착해 14일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짧은 예배를 마친 뒤 나흘간 일반인의 조문을 받고 장례식 마지막 날 여왕은 윈저성에 안치된다. 열흘에 걸쳐 이 과정이 진행되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애국가 연주와 총포 행렬이 이어진다.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질 여왕의 장례식(국장)에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