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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에게 노벨평화상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

< PIXABAY 제공 >

[해외특파원 1기 / 이준서 기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두 언론인 마리아 레사(필리핀)와 드미트리 무라토프(러시아)에게 수여한 데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독재 정권에 맞서 언론 본연의 사명인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전 세계 모든 ‘저항’ 언론인들에게 보내는 특별한 찬사이자 격려다. 

마리아 레사 <출처: SBS 뉴스>
드미트리 무라토프 <출처: 국제신문>

노벨상 선정 이유 중에는 언론의 자유가 침해 받고 있는 시기에 누구보다 더 세상의 진실을 밝히려 노력했다는 점이 있다. 언론인의 평화상 수상은 1935년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86년 만의 기념비적 사건이다. 그만큼 언론이 위기임을 역설적으로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벨위의 평가대로 레사와 무라토프는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 정권을 상대로 목숨을 걸고 팩트(사실)를 취재하고 보도를 하며 용감하게 싸웠다. 필리핀 탐사보도 플랫폼 ‘래플러’의 최고경영자인 레사는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2만 명 이상을 희생시켰다는 등의 정부 비판 기사를 거침없이 보도했다. 러시아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인 무라토프는 체첸 전쟁 중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등을 기사에 실었다. 이 과정에서 동료 기자 6명이 총격, 독극물 중독 등으로 숨졌지만 보도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 노벨상은 그들의 노력과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 빛을 바랬던 것이다. 또한, 국경없는기자회 등 전 세계 언론단체와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이번 수상을 환영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되짚었다.

가짜뉴스와 근거 없는 소문, 증오 표현 등으로 표현의 자유가 긴급 상황에 처해 있기로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 자유 없이는 국가 간 우애도, 더 나은 세계 질서도 없다”는 노벨위의 경고를 흘려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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