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어느덧 도래한 배달비 1만원 시대

배달수요가 늘면서 도래한 배달비 1만원 시대

소비자, 자영업자 부담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Illustration by Jessica Li>

[객원 에디터 3기 / 윤정원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외출 빈도가 줄어들고 직접 음식을 해 먹는 것이 귀찮아지는 등 다양한 이유로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배달앱이 생긴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훨씬 편리하게 배달음식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배달앱을 통해서 여러 가지 음식점과 메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배달대행업체들이 잇따라 배달비를 인상하면서 ‘배달비 1만 원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배달 시장은 큰 유명 배달 플랫폼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독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독과점 체제에 대한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배달앱이 등장하면서 배달 음식이 다양화됐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고 소요시간도 늘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그에 더해 올해 연초부터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비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물가 인상과 배달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탈배달앱’에 나서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5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개를 이용한 소비자 수는 안드로이드 기준 2,420만 3,452명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 527만 3,296명보다 107만 명(4.2%) 가량 감소했다.

배달비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배달앱에서 단건 배달을 시작하면서 인상된 배달비를 자영업자들이 모두 부담할 수 없기에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다. 배달대행업체가 제시하는 건당 배달비는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하는 방식인데 이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단건 배달 시스템은 배달원에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서비스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대신 배달원은 일정 시간에 벌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된다. 대형 배달대행업체에서는 단건 배달로 소속 배달원이 다른 배달대행업체로 넘어가지 않도록 기본 배달비를 올린 것이다. 가게에서는 인상된 배달비를 감당하기 위해 배달비를 직접적으로 인상하기도 했지만, 제품 가격에 인상된 배달비 분을 포함하기도 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소비자의 76.3%는 배달비가 저렴한 옵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려야만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배달비가 너무 비싸 소비를 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음식의 가격을 올린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비가 비싼 곳보다는 음식이 조금 더 비싸더라고 배달비가 싼 곳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업체에서는 배달비가 인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음식의 가격을 살짝 인상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소비자들의 외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탈배달앱’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달앱이 처음 생겼을 때 여러 군데 둘러보지 않아도 다양한 메뉴를 앱을 통해 구경하고 주문을 할 수 있어 많은 편리함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심하게 인상된 배달비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더 많이 주고 있다. 허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배달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자 트렌드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배달대행업체, 배달앱,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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